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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춤-원주 댄싱카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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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다'고 했다. '춤'이다. 더구나 본래적 행위다. 인식의 결과로서 판단된 것이 아니라 인간 본연의 표출, 그 욕망의 행위다. 그 본성에 이끌려 고전적인 발레나 무용의 기계적이고 인위적인 움직임이 아닌 '자유무용'을 개척한 이가 있었으니 미국 출신으로 유럽 무대를 평정한 이사도라 던컨(1877~1927년)이다. ▼그녀의 에세이집에 수록된 '움직임은 생명이다'라는 제하의 글은 이렇게 시작한다. “대지의 움직임, 풀과 나무의 움직임, 동물의 움직임, 바람과 물결의 움직임을 배워야 한다. 그런 뒤에 아이들의 동작을 배워야 한다. 그러고 나면 모든 존재의 움직임이 조화 있는 표현 속에서 작용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춤, 댄스(Dance)는 인류와 함께한 행위이지만 이 역시 순기능적으로만 작용하지는 않은 게 사실이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당시 클럽에 해당하는 '딴스홀' 운영을 금지하자 '서울에 딴스홀을 허(許)하라'는 탄원서가 나부낀 게 웅변한다. '춤바람이 났다'며 불량스럽게 여겼음은 물론이다. 브라질 '리우카니발'의 경제적 효과를 차치하고 2015년 서울 마포구청이 '홍대 클럽 조례'를 제정한 취지가 식당에서도 춤을 추게 한 것이니 이게 시류다. ▼'2018 원주 다이내믹 댄싱카니발'이 어제(11일) 저녁 따뚜공연장에서 개막식을 갖고 6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역대 최대 규모, 214개팀(외국 12개국 38개팀) 1만4,000여명이 절정의 춤 솜씨를 펼친다니 시선이 절로 간다. '길, 바람, 소통'을 주제로 거리마다 댄스 열풍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소식이다. “나는 무용수들을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보다 무엇이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가에 더 관심이 있다.” '안무의 혁명가'로 치켜세우는 피나 바우쉬의 의지다. 무엇이 원주에 가서 춤을 추게 하는지 주시하게 된다.

용호선논설위원·yonghs@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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