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자금·판로난에 허덕 휴가비는 꿈도 못 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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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전국 기업 대상 설문 결과

올해 28.6% “지급 못한다” 답변

중기 평균 휴가비는 45만9천원

“직원들 월급 주기도 빠듯한 상황이라 여름휴가비는 엄두도 못냅니다.”

원주에서 가공식품 기업을 운영하는 A(53)씨는 달력만 보면 한숨이 나온다. 월급 지급 날짜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지만 최근 매출 감소로 자금을 제대로 조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직원들에게 줄 여름휴가비는 생각도 못하고 있다.

A씨는 “여름 휴가를 보내면서 단돈 10만원이라도 챙겨주지 못해 직원들 얼굴 보기도 민망할 정도”라며 “직원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도내 중소기업계가 우울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지만 도내 일부 영세 기업은 계속되고 있는 자금난과 판로난에 휴가 분위기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

춘천의 B기업도 녹록지 않은 여름을 나고 있다. 생산 제품 특성상 비수기인 여름철 매출이 신통치 않은데다 이같은 매출 감소가 자금 조달 불안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B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수침체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며 “우리같은 중소기업이나 소기업들은 아마 대부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의 또 다른 C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C기업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소액이라도 휴가비를 지급했는데 올해는 회사 사정상 휴가비를 지급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의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름휴가비를 지급하지 않는 기업은 지난해 27.7%에서 올해 28.6%로 소폭 증가했다. 중소기업의 평균 휴가비는 45만9,000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 휴가비 지급만 봐도 중소기업 간의 양극화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정책이나 자금 지원 등에서 소외되고 있는 영세 기업들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원선영기자 haru@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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