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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 플러스]제약업 합성기술 국내 유일 보유 `뷰티계'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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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이 기업의 미래다 (7) 원주 더마펌

◇더마펌 임직원 단체사진.

'글로벌 강소기업'은 중소벤처기업부가 혁신성과 성장 잠재력이 뛰어난 기업 200여곳을 매년 엄선해 '월드 클래스'로 진입하도록 집중 지원하는 사업이다. 도내 선정기업 6개사 중 더마펌은 지역사회에는 이름이 낯선 기업이다. 고기능성 화장품 제조기업으로 2년 전 원주 지정면 기업도시로 이전했으며, 국내보다 해외시장에 더 알려진 품질경영 기업이다.

■통증을 수반한 피부질환에 맞는 화장품=더마펌은 전체 직원의 36%(30여명)를 기업부설연구소에 배치할 만큼 자체 기술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차훈(54) 대표와의 지난 26일 인터뷰에서도 이런 기업 특성이 드러났다. 제품 설명을 듣는데 제약회사인지, 화장품 회사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차 대표는 “병풀 추출물처럼 연고와 화장품에 쓰이는 원료가 겹치기도 하는데, 이처럼 제약업과 화장품업의 경계는 모호하다”며 “아토피 등 통증을 수반한 모든 피부질환에 효과가 있는 화장품을 만들어 소비자의 '건강한 피부'를 돕는 게 우리 회사의 목표”라고 말했다.

더마펌은 미국에서 공부를 마친 차 대표가 외국계 화장품 기업 한국 지사장을 거쳐 2002년 설립한 회사다. 병원전용화장품, 줄기세포 화장품 등 고기능성 화장품 생산기업으로 시작해 '뷰티' 위주의 화장품 기업들과는 처음부터 목표가 달랐다. 현재 제약회사들도 사활을 걸고 있는 펩타이드 합성기술과 리포좀 합성기술을 이미 보유한 국내 유일 화장품 회사다.

■판매량보다 더 중요한 재구매율=더마펌은 2012년 수출을 시작해 지난해 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고, 올해 삼천만불 수출의 탑 수상도 유력하다. 수출에 나선 이유는 병원용 화장품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가 돼 차훈 대표가 중요시하는 품질 수준을 확보하는 게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시작은 여느 수출 초보기업들처럼 미미했다. 해외 박람회장에서 만난 소규모 바이어들과 거래를 시작했다. 위력은 '재구매율'에서 나왔다. 천 개 단위로 사가던 바이어들이, 다음에 와서 만 개 단위로 사갔고, 그 다음 주문량은 십만 개 단위로 늘어 갔다. 차훈 대표는 “경쟁사 화장품보다 더 좋은 원료를 쓰고 함량은 더 높였는데, 바이어들 사이에서 '소비자 재구매율이 높은 제품'이란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더마펌은 ISO9001 등 국제 규격인증을 획득해 현재 미국, 유럽 등 20개국에 수출 중이다.

품질만큼 중요시하는 것은 마케팅이다. 더마펌은 똑같은 제품도 해외 각국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라 용기 포장, 가격대를 달리 구성한다. 또 '제조 후 마케팅'이 아닌 '제품기획→제조→마케팅'으로 생산 과정을 관리하고 있다.

차 대표는 “제품을 만들면 팔리던 시대는 지났고, 시장에 팔릴 제품을 내놓아야 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더마펌은 원주기업도시로 이전해 최첨단 생산시설을 갖춰 기존 제품의 생산량을 늘리고, 의료기기 설비를 신설해 필러, 세미필러 부스터, 지방분해주사 등 제품도 수출을 준비 중이다.

차훈 대표는 “강원도(원주)의 청정한 지역 이미지, 인력 수급여건, 세금 혜택 등 3가지 요인을 중심으로 수도권에서 원주로 이전을 결정했다”며 “이곳에서 현재 2배 수준인 매출액 600억원대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신하림기자 peace@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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