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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플러스]횡성더덕 발효시켰더니 사포닌 10배 판매량도 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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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경제를 만드는 기업들 (3·完) 횡성 하심정

◇횡성의 대표 임산물인 더덕을 생산, 가공하는 6차 산업체인 하심정의 최기종 대표 부부(왼쪽 사진). 하심정 가공장의 발효 흑더덕 공정 과정. 보름간 고온, 저온 발효를 거쳐 만든다.

강원대 흑더덕 기술 도입

자양강장·피로회복 효과

농축액·정환·분말 생산

20억대 연매출 성장 목표

횡성은 한우의 고장으로 주로 알려졌지만 '더덕의 주산지'이기도 하다. 국내 더덕 생산량의 약 20%를 차지한다. 태기산을 중심으로 더덕 농가가 지금도 90여 곳 있다. 모든 농축산물이 그렇듯 부가가치는 원물로 내다 팔 때보다 가공을 거쳐야 창출된다.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6차 산업체 인증을 받은 횡성 하심정(下心正)은 '더덕의 부가가치 창출'에 주력하는 기업이다.

■홍삼과 차별화된 선물시장 겨냥=지난달 18일 오전 횡성읍내 '하심정(下心正)' 매장을 방문하니 최기종(54) 대표가 차 한잔을 건넸다. 커피인 줄 알고 한 모금 마시니 탕약을 달인 듯 진한 맛이 나왔다. 횡성에서 난 더덕의 순액으로 만든 차였다. 밑반찬으로 맛보던 더덕이 약재로 여겨졌다. 횡성 토박이인 최 대표는 “더덕은 몸에 좋은 사포닌 성분이 많아서 예로부터 자양강장, 피로회복에 좋은 약으로 써 왔어요. 인삼은 뜨겁고 맛이 쓴 반면, 더덕은 달면서 성질은 차가웠는데 열량이 높은 고기류와 먹으면 좋지요”라고 더덕의 효능을 쉬지 않고 말했다. 더덕의 식재료 가치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해 보였다.

그는 9,917㎡ 규모의 밭과 임야에서 더덕을 재배 중이다. 직접 생산한 더덕뿐만 아니라 지역농가 생산 물량까지 사들여 연간 25~30톤을 가공한다. 매장 바로 옆 소규모 가공장에서 더덕 순액, 농축액, 정환, 정차, 분말 등을 생산한다. 판매 가격대는 3만~7만원이어서 홍삼 제품군에 비해 한 단계 낮다. 최기종 대표는 “홍삼 같은 건강기능식품을 찾으면서 가격대는 저렴한 상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우리의 주 고객”이라고 말했다. 하심정은 더덕 가공산업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해 산림조합중앙회가 수여하는 '자랑스러운 임업인 혁신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발효된 흑더덕으로 제2의 도약=여느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하심정도 올 들어 '매출 보릿고개'를 겪었다. 40대 경력단절여성을 SNS마케팅 전담인력으로 고용해 꾸준히 성장했지만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특성상 소비침체의 직격탄을 바로 맞았다.

하지만 투자한 노력은 위기 속에서 빛을 발했다. 신제품으로 개발한 '발효 흑더덕'이 올 2월 한 방송코너에 집중 소개되면서 판매량이 5배 급증한 것이다. 기존 제품군의 매출 부진을 상쇄시킨 수준이었다. 더덕을 75도 온도의 가공시설에서 열흘 간 숙성시키고 다시 30도에서 3~4일 간 발효시키면 사포닌 성분이 10배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만든 제품이다. 강원대 연구팀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제품화했다. 이를 자사 SNS에 소개했고 마침 색다른 건강기능식품을 찾던 방송국 작가의 눈에 띄어 소개되면서 주문이 쇄도했다. 영세한 소기업임에도 '연구개발과 마케팅'에 투자한 결과가 최악의 위기를 극복한 원동력이 됐다.

하심정은 올해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하심정은 겸손한 마음으로 자신을 낮춰 좋은 제품을 만들겠다는 최기종 대표의 철학을 담은 브랜드다.

최기종 대표는 매출액, 영업이익을 늘려 나가는 데 큰 목표를 갖고 있지 않았다. 다만 “횡성 농가들이 생산한 더덕을 넉넉한 가격으로 쳐주고 살 수 있는 기업이 되고 싶어요. 그러려면 지금보다 4배 규모인 매출액 20억원대 기업으로 성장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또 “규제 위주의 산림정책도 개선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신하림기자 peace@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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