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정선 50년 `함백역사' 철거 단행 반발

 -주민들 “근현대사 귀중한 문화자산 협의없이 철거”
 -한국철도시설공단 “郡에서 별다른 의견 제시 안해”

 정선군 신동읍 주민들이 지난달 31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50년 역사를 가진 함백역사를 철거하자 강력 반발하고 있다.

 5일 주민들에 따르면 함백역은 함백탄전지대가 국내 석탄산업의 중심지 역할을 하던 지난 1957년 3월9일 정선에서는 처음으로 함백선(영월~함백) 개통과 함께 문을 열었다.

 이후 함백역사는 지난 50년간 석탄산업의 흥망과 함께 했으며 함백광업소가 1993년 문을 닫으면서 이용객이 줄자 무인 간이역으로 명맥을 유지해왔다.

 최근에는 기차역 마니아가 뽑은 '가볼 만한 간이역' 5곳에 선정되는 등 한국근현대사의 귀중한 문화자산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한국철도시설공단은 함백역사가 장기간 방치되면서 건물이 노후된데다 청소년 우범장소로 이용될 소지가 있다며 지난달말 철거를 단행했다.

 정선아리랑연구소는 최근까지 함백역사, 안경다리 등 60∼70년대 탄광촌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이 일대를 생활사 박물관인 '추억의 거리'로 조성하기 위한 근·현대사 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해왔다.

 특히 영화 '엽기적인 그녀'가 중화권에서 다시 인기를 끌면서 중국 홍콩 대만의 여행사 사장과 기자단 등 팸투어단이 촬영지인 엽기소나무와 함백역 아리랑학교를 잇는 관광코스를 보기 위해 방문하기도 했다.

 신동읍 주민들은 함백역사 철거 사실을 접하고 함백역사 건립 추진위원회를 결성, 함백역사를 재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진용선 정선아리랑연구소장은 “함백역사는 한국 근현대사의 발전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귀중한 문화자산”이라며 “내년 3월 함백역 50주년 기념 음악회 개최를 준비중인 상황에서 주민들과 아무런 협의없이 철거를 단행해 어이가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정선나전역사와 함백역사를 함께 철거하기로 하고 지난 9월 정선군에 공문을 보냈으나 나전역사 외에는 철거에 따른 별다른 의견을 제시하지 않아 우선 함백역사만 철거하게 됐다”고 했다. 정선=김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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