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고성 산불 10년…"새로운 희망이 움튼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산불 피해지의 자연복원 상황을 연구하기 위해 조성한 '고성 산불 피해지 연구 조사지'에 활엽수와 잡목들이 자라나면서 자연 복원이 진행되고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1996년 '피해지 연구 조사지'

그을려 방치된 폐목들 사이에

활엽수·잡목 등 2~3m 자라

고성 죽왕면 삼포·인정리 일대

국유림 인공조림 복원지

10년된 큰나무 높이 6~7m

서울 여의도 면적의 20배나 되는 울창한 소나무 숲을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든 '고성 산불'이 올해로 발생 15년째를 맞았다.

1996년과 2000년 발생한 대형 산불로 폐허가 된 산림을 복구하는 데만 2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고성산불 피해지 조림사업 10년째를 맞아 지난 8, 9일 이틀간 최대 피해지 중 한 곳이었던 고성군 죽왕면 삼봉산 일대를 찾았다.

국도 7호선에서 죽왕면 야촌리 마을을 지나 삼봉산으로 향하는 길 주변에는 아직까지 대형 산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상록수가 군락을 이뤄야 할 산야는 붉은 속살을 드러낸 채 흉한 몰골을 하고 있고 야산 계곡 사이를 굽이치는 소하천마다 산비탈에서 유실된 토사가 가득했다.

삼봉산 임도를 타고 능선에 올라서자 15년 전 당시의 처참했던 산불 피해지 모습이 그대로 시야에 들어왔다.

이 곳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산불 피해지의 자연복원 상황을 연구하기 위해 지난 1996년 고성 산불 이후 조성한 '고성 산불 피해지 연구 조사지'로 면적이 약 70㏊에 달한다.

자연 복원지 곳곳에는 허리가 부러지거나 불에 그을려 고사한 아름드리 폐목들이 그대로 방치돼 과거 '고성 송이'의 주산지로 명성이 높았던 삼봉산 일대의 울창한 송림과 산불 발생 당시의 상황을 짐작게 한다.

하지만 썩어 가는 폐목들 주위로 어느새 굴참나무며 상수리나무, 진달래 등 활엽수와 잡목들이 2~3m 크기로 자라나 자연의 끈질긴 생명력을 다시 한 번 일깨운다.

자연 복원지 바로 맞은편 산등성이에는 울창한 소나무림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바로 동부지방산림청 양양국유림관리소가 지난 2002년까지 고성군 죽왕면 삼포리·인정리 일대에 조성한 국유림 인공조림 복원지이다.

산불 피해지 송이복원 사업으로 조림된 어린 소나무들은 해마다 50~60㎝씩 자랐고 10년 된 일부 큰 나무의 높이가 6~7m에 달할 정도다.

문병호 양양국유림관리소 고성산림생태관리사무소장은 “2002년 국유림 조림사업을 마친 뒤에는 풀베기 작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어린 나무들의 성장 상태가 비교적 빠른 편”이라며 “앞으로도 숲 가꾸기 작업을 통해 울창한 고성 산림을 복원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고성=최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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