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新 강원기행](106) 횡성군 청일면 속실리 `금광골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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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군 청일면 속실리 '금광골마을' 전경

해발 980m 운무산 자락에 위치

골짜기 안, 산 깊은 곳에 있어 '속실리'

산 높고 계곡 좋아 전국서 가장 맑은 물

물공장만 2개 있을 만큼 청정함 자랑

60여년 전 일제강점기 금 많아 '금광골'

전국 최초 신문화공간사업 추진 중

새 단장을 준비하는 숲이 거울처럼 둘러싸인 푸른 호수에 조심스럽게 얼굴을 비추고 있는 횡성호를 지나 홍천방면으로 40여분 차를 몰다 보면 병풍처럼 둘러싼 산자락 한쪽에 조용한 마을이 수줍은 듯 모습을 드러낸다.

해발 980m의 운무산 자락에 위치한 이곳은 횡성군 청일면 속실리 '금광골마을(이장:최계규)'.

횡성군과 홍천군 경계에 위치한 금광골마을은 주막거리, 다락골, 안말, 국사랑, 본말, 황정골, 벌막골, 밤나무골 등 8개의 자연마을로 이루어져 있으며 마을 너머에는 홍천군과 경계인 먼드래재가 있다.

골짜기 안에 있다, 또는 산이 깊은 곳에 자리해 있어 속실리라 불리는 이 마을에는 75가구 166명의 주민들이 한가족처럼 생활하고 있다.

운무산 촛대바위봉으로부터 치맛자락을 펼쳐놓은 듯한 치마바위와 촛불을 밝히고 정성을 드리는 여인네 형상을 하고 있는 이마을은 산이 높고 계곡이 좋아 흐르는 물이 전국에서 제일 맑고 깨끗해 물공장만 2개가 있을 정도로 청정함을 자랑한다.

60여년 전인 일제강점기에는 금이 많아 광부는 물론 주막과 상가가 형성돼 200가구 이상이 거주하는 등 큰 마을을 형성했었다.

속실리가 금광골마을로 불리게 된 것도 이즈음이다.

속실리에는 쌍둥이가 8가구나 되는 등 다른 마을과 달리 유난히 쌍둥이를 둔 가정이 많아 이웃 마을주민들로부터 쌍둥이마을로 불리기도 한다.

김영기 노인회장은 “음의 기운이 있다고 알려진 운무산의 영향인지 우리 마을에는 쌍둥이가 유독 많았다”며 “지금은 물론 예전에도 쌍둥이 형제가 많아 자녀가 다복하다는 말을 듣곤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금광이 폐광되며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 지금은 75가구만이 오순도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속실리 사람들은 과거에 금을 캐며 부자마을로 불렸던 것처럼 실제 금은 아니지만 '주민이 행복이라는 금을 캐는 마을'로 행복한 농촌마을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올해로 4년차를 맞이하는 새농어촌건설운동과 농촌마을종합개발 사업, 그리고 인근 마을인 봉명리와 춘당1,2리와 함께 전국 최초로 추진하고 있는 신문화공간사업이다.

주민들은 마을을 감싸고 있는 운무산을 활용한 체험형 자연마을과 깊은 산과 맑은 물을 테마로 하는 웰빙한방마을 조성을 추진 중이다.

마을주민들이 계승하고 있는 금광골민요소리 이외에도 수십년간 목수를 한 대목과 화가, 도예가 등 다양한 능력을 갖춘 주민들을 활용해 점차 잊혀 가는 농어촌 문화를 복원하고 새로운 농촌문화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금광골 주막촌 등 역사적 자원을 기반으로 과거와 현대가 융합해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시공을 초월한 문화공존 공간 조성도 꿈꾸고 있다.

속실리 주민들은 단지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꿈을 실천하기 위해 강원일보사와 강원발전연구원 등이 함께 잘사는 농·어촌을 만들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농촌사랑농도상생포럼에도 가입해 마을의 비전을 찾는데도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열린 농도상생포럼에서는 속실리의 발전을 위해 금광을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 기법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전문가들은 “과거의 금광은 금을 지하에서 채취했지만 현재는 금에 해당하는 건강과 행복을 주는 토마토, 밭작물, 소나무, 연리목, 맑은 물, 등산로 등 다양한 자원과 연결해 지하가 아닌 땅에서 노다지를 캐야 한다”며 “지역 농산물의 명칭을 금고추, 금토마토, 금곰취, 금물 등 다양하게 이미지업할 필요가 있다”는 대안을 제시되기도 했다.

이밖에 잣을 가공한 송진떡과 약과 등의 음식 레시피 개발과 마을하천 등 물자원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친환경농업 확대 등도 제시했다.

최계규 이장은 “금광골로 불리며 전성기를 이뤘던 시대처럼 이제는 직접 채취하는 금이 아니라 주민의 행복이라는 가치있는 금을 캐고 만들어 가는 마을로 발전시켜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횡성=이명우기자woolee@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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