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학교 홈페이지에 일본 교장 버젓이 소개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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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초·춘천고가 일본인 교장들을 홈페이지에 게재, 논란이 일고 있다.

춘천초 9명·춘천고 5명 사진 등 게재

동문·학부모 “황국신민화 주도 부적절”

춘천초·춘천고가 일제강점기에 재직한 일본인 교장들을 학교 홈페이지에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해당 학교에 따르면 춘천초교는 1907년 9월 부임한 제2대 호리 교장부터 1944년까지 재직한 제12대 누데지마 교장까지 일본인 교장 9명의 이름과 사진을 학교 홈페이지의 역대 교장란에 그대로 게재하고 있다.

춘천고도 초대 교장으로 일본인 사토 교장부터 제5대 교장인 토미지로까지 일본인 교장 5명의 사진을 게재하고 있다.

춘천중·춘천고는 일제강점기 중등교육기관인 '고등보통학교'로 1924년 4월25일 개교했다가, 1939년 공립 춘천중학교·춘천고등학교로 각각 분리됐다.

춘천중은 학교 연혁에만 소개하고 있지만, 춘천고는 일본인 교장사진까지 게재하면서 일제강점기 일본인 교장들을 '스승'으로 받아들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동문과 학부모들은 일제가 한국 강점기에 민족교육말살과 황국신민화 교육정책을 펴왔고, 일본인 교장들이 교육현장에서 이를 주도한 만큼 부적절하다는 시각이다.

춘천고의 한 학부모는 “우연히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일본인 교장이 역대 교장에 소개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학생들이 이를 보고 어떻게 올바른 역사관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학교 측은 '부끄러운 역사도 역사'라는 시각이다. 학교 관계자들은 “일제 잔재라서 무조건 없애야 한다기 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교육하기 위한 자료”라고 말했다.

앞서 대전고도 같은 논란이 일자, 지난해 일본인 교장 10명의 사진을 삭제했다. 경기고는 1911~1945년까지 일본인 교장 8명이 재직한 사실을 학교 연혁에 한 줄로만 언급하고 있다.

류승렬 강원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일본인 교장이 재직했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지만, 이를 굳이 역대 교장에 사진까지 올려 소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하림기자 peace@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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