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춘천]“20년 어묵 팔아 모은돈 다 날릴판”

[월드라이트파크 혼란 가중 - 푸드코트 피해자 속출]

개인별 500만~6,000만원 계약금 못돌려받아

비대위 “시행사 형사고발 … 시에 관리책임”

“어떻게 모은 돈인데… 전 이제 어떡합니까?”

노점상 천모(68)씨는 20여년간 춘천 곳곳에서 어묵, 쥐포, 번데기 등을 팔아왔다. 주로 근화동 시외버스터미널 육교 인근에서 영업을 했지만 큰 행사소식이 들리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디든 리어카를 끌었다. 그렇게 한푼두푼 모은 1,000만원을 들여 천씨는 지난해 11월 월드라이트파크 시행사 측과 푸드코트 임대계약을 맺었다.

10여㎡의 작은 사업장이지만 이제는 추위에 떠는 일 없이, 번듯한 내 가게에서 영업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떴다. 영업 중이던 한 행사장에서 우연히 본 임대분양 광고가 천운인 것만 같았다.

하지만 천씨의 소박한 바람은 삽시간에 물거품이 됐다. 지난해 12월 공사 지체를 견디다 못해 철회 요청과 계약금 반환을 요구했지만 시행사 측은 대금지급을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다.

시는 지난 28일 기자회견을 갖고 월드라이트파크 사업중단을 공표한 상태다.

천씨는 “전 재산을 들여 계약을 맺어 월세 15만원 방에 보일러도 틀지 못한 채 살고 있다”며 “하루 벌어 하루 사는 형편이라 돈을 받으러 시청 등에 쫓아다니는 것도 부담스러울 지경”이라고 망연자실했다.

월드라이트파크 시행사와 맺어진 푸드코트 임대계약은 춘천, 수도권 계약자 등 10여명 안팎의 총 18개 점포다. 이 중 계약철회 등으로 반환을 요구한 이는 5~6명이다.

이들은 개인별 500만~6,000만원의 계약금을 지불하고 받지 못한 상태다.

허병구(51) 춘천월드라이트파크 비상대책위원장은 “대부분이 영세한 개인, 업체이고 시의 사업관여에 신뢰를 갖고 참여한 건데 명절을 앞두고 낭패를 보고 있다”며 “시행사 측을 형사고발하고 시에 관리책임을 묻는 것은 물론 집회 등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승영기자 amorfati@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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