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신입생·기업체 외면” vs “기초학문 보호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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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대학 학과통폐합 논란

◇최근 강원대가 학과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가운데 15일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되는 독문과와 불문과 학생들이 대학본부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박승선기자 lyano@

강원대 20여개 학과 대상 추진

한림대도 17일 7개 학과 발표

학교 “수요자 중심 개편 시급”

대상 학과 구조조정 반발 계속

도내 대학들이 학과 통폐합(본보 지난 3일자 1면 보도) 논란으로 뜨겁다. 개교 이래 처음으로 구체적인 안을 내놓은 4년제 대학은 강원대, 한림대 두 곳이다. 강원대는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전 단과대학이 학과 통폐합을 추진 중이며 지금까지 안이 마련된 학과는 20여개”라고 밝혔다. 한림대도 17일 7개 학과 통폐합안을 발표한다.

■교육 수요자 중심의 구조개편=강원대와 한림대 대학본부는 통폐합 학과 선정기준으로 모두 '교육 수요'를 꼽았다. 신입생이 들어오지 않고 기업체도 졸업생을 찾지 않는 학과들이 1순위 구조조정 대상이 됐다. 여기에 미래 수요까지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강원대는 “지표는 낮지 않지만 공통점을 기반으로 통합했을 때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어도 통폐합 대상에 올렸다”고 했다. 불문·독문학과를 합쳐 유럽학부를 만드는 안이 이에 해당된다. 한림대는 인문사회계열을 줄이고 기업 수요가 높은 공학계열을 늘리는 방향을 잡았다. 한림대 관계자는 “순수 학문 위주의 학과에는 더 이상 고교 교사,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지 않다”며 “전공과목이 30~50%가량 겹치는 학과들도 통합 대상에 올렸다”고 했다. 한림대는 학과평가 결과에 따라 학과별 정원 감축인원도 달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하향식 대학 구조조정안 신중해야=대학본부의 구조조정안은 교육부안과 마찬가지로 하향식이다. 의견 수렴을 거쳤지만 기본적으로 대학본부가 안을 마련했고 단과대·학과평가와 연계했다. 2018년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여론이 높아 대학본부들도 추진력을 얻는 분위기다. 그만큼 신중할 필요도 있다는 게 대학내 의견이다. 변화를 거부하는 '학과 이기주의'도 문제지만 하향식 구조조정으로 구성원 간 갈등이 깊어지면 후유증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통폐합 대상으로 존립의 위기를 느끼는 강원대 한문교육과는 15일 “한문교육의 필요성이 다시 높아지는 추세에서 교육 수요를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며 구조조정에 반발했다. 관련 학회 지원까지 받아 반대하겠다는 입장이다. 강원대 교수들은 “지역거점국립대이기 때문에 수요가 낮아도 공공성을 고려해 기초 학문 보호 육성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한림대 대학본부 관계자는 “지금의 결정이 대학의 10~20년을 좌우하기 때문에 구조조정안에 큰 부담과 책임감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달 말까지 최선의 안이 나오도록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신하림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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