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여객선침몰>엄마 품에 안길 것 같은 내딸 다해는 어디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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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출신 김인숙씨 애끓는 모정

안산시민 70만명 중 도 출신 12만명

6가구 실종 자녀 있어 추가 확인 중

도 출신 승무원 2명 중 1명도 실종

김인숙(53)씨는 18일 진도군 팽목항에서 한동안 먼 바다를 우두커니 바라보다가 돌아섰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벌써 사흘째. 수학여행을 떠났던 딸 정다해(17·단원고2년) 양이 평소 그랬던 것처럼 싱그럽게 웃으며 “엄마~”하고 안겨올 것만 같지만 아직 딸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 15일 밤 배를 탔다는 다해양의 휴대전화 문자를 받은 김씨는 “추억 많이 만들고 재밌게 놀다와”라는 답장을 보냈다. “살아있을 겁니다. 아니, 살아있어요. 꼭 돌아올 거예요.” 울 힘도, 말할 기운도 없지만 김씨는 딸 다해양이 살아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영월에서 남편과 함께 20여년 전 안산에 정착해 둘째 딸 다해양과 첫째 딸(22)과 단란하게 살고 있는 김 씨는 수학여행에서 딸이 돌아오면 온 가족이 모여 외식할 계획을 세웠었다. 하지만 김씨는 16일 오전 단원고 학생들이 탄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조도면 관매도 해상에서 침몰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곧바로 진도로 내려왔다.

다른 실종 학생 부모들과 함께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에서 며칠을 뜬눈으로 밤을 새운 그는 다해양이 침몰한 세월호 내에서 친구들과 함께 나오기를 학수고대하며 하루빨리 구조활동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김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 살아 돌아와 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어요. 다해를 꼭 다시 만날 겁니다”며 낮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 사고로 실종된 자녀를 기다리는 도 출신 가족들은 18일 현재 모두 6가구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정선 4명, 영월 1명, 양구 1명 등이다.

이번 사고에 도 출신 가족들이 포함된 것은 예전 폐광지역 주민들이 석탄산업 합리화로 대거 안산으로 이주해 자리를 잡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안산 인구는 현재 70여만명으로 이 중 12만명이 강원도 출신인 것으로 안산도민회는 추산하고 있다.

재안산도민회 관계자는 “현재 회원들을 중심으로 추가 피해자가 더 있는지 여부를 확인 중”이라며 “많은 회원의 가족들이 세월호에 탑승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모두들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승무원으로 세월호 침몰 당시 구조됐던 속초 출신 오용석(60)씨 외에도 철원 출신 승무원이 탑승했지만 현재까지 생사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신형철기자 chiwoo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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