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여객선 침몰]해경, 민간이 가져온 '다이빙 벨'<수중 엘리베이터> 거부하더니 이틀 뒤 대학서 빌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논란 끊이지 않는 사고 수습 과정

◇한국폴리텍대학 강릉캠퍼스 산업잠수과에서 '다이빙 벨'을 이용해 수중작업 시연을 하고 있다. '다이빙 벨'은 종 모양의 구조물 안에 잠수부들이 탑승해 크레인에 매달아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수중 엘리베이터 장비다.

잠수부 물 속에서 오랫동안 머물면서 작업 가능한 구조 장비

실종자 가족 요청으로 구조전문가가 들고 갔지만 사용 막아

뒤늦게 폴리텍대학 강릉캠퍼스서 대여 … “투입 안했다” 해명

해경이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민간 구조전문가가 가져온 해난구조 도구인 '다이빙벨'의 사용을 불허하다가 뒤늦게 한국폴리텍대학 강릉캠퍼스에서 다이빙벨을 빌린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다이빙 벨(diving bell-잠수종)은 종 모양의 구조물 안에 잠수부들이 탑승해 크레인에 매달아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수중 엘리베이터 장비다. 이를 활용하면 잠수부들이 물 속에서 오랫동안 머물면서 작업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지난 21일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으로 해난 구조 전문가인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가 다이빙 벨을 현장에 들고 갔지만, 해경측에서 다이빙벨이 수중에서 위험하다며 사용을 막았다. 그러나 이틀 뒤인 지난 23일 새벽 해경은 국제구난협회 소속 민간해양구조 전문업체를 통해 한국폴리텍대학 강릉캠퍼스에서 다이빙 벨을 급하게 빌려 사고해역 인근에 대기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폴리텍대학 강릉캠퍼스 측은 지난 23일 0시20분 이 업체로부터 대학 내 산업잠수관에 있는 다이빙벨을 세월호 실종자 구조에 사용하고 싶다는 공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학교 측에서는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 이날 오전 3시에 다이빙벨을 진도 구조 현장으로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다이빙 벨은 해경이 아니라 구조작업에 참여하는 민간업체가 신형 바지선 투입시 1대를 함께 적재해 들여왔던 것임을 확인했다”며 “현재의 진행 중인 수색 구조작업에는 사용한 적이 없으며 투입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사고 수습 과정에서 혼란과 마찰이 끊이지 않으면서 실종자 가족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준금 울산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재난 상황별로 어떤 기관과 민간지원단을 어느 시기에 투입할지 매뉴얼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상원·최영재기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