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농촌으로 파고든 양귀비와 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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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재배 급증 … 대부분 농민

올 들어 상반기에만 62명 검거

유병언·대균 부자 검거 위해

산골까지 뒤지며 대대적 발견

아편의 원료가 되는 양귀비와 마약 성분이 있는 대마를 불법으로 재배하는 농가가 급증하고 있다.

강원지방경찰청은 올 들어 상반기에만 44명의 양귀비 불법재배 사범을 검거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명에 비해 15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대마초의 원료가 되는 대마를 몰래 재배한 경우도 18명이나 됐다. 양귀비와 대마를 몰래 재배하다 입건된 사람들은 대부분 농민이었다.

홍천에서는 지난달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검거를 위한 집중 수색을 하던 중 한 마을에서 마약의 원료가 되는 양귀비 4,400그루가 대규모로 경작되고 있는 것을 발견, 주민 3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대부분이 고령의 농민으로 70대도 끼어있었다. 지역별로 봐도 홍천 39명, 정선 23명 등으로 농촌지역에 집중됐다.

경찰은 양귀비와 대마 밀경사범이 늘어난 이유를 크게 2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우선 올해 유병언, 유대균씨 부자 검거를 위해 경찰들이 산골마을까지 샅샅이 뒤지면서 그동안 은밀히 경작되던 양귀비와 대마밭이 대대적으로 발견된 것이다. 실제로 경찰은 지난달 양귀비 사범 대규모 적발에 이어 지난 24일 유대균씨 검거를 위한 일제 검문검색을 하던 중 홍천에서 대마밭을 발견하기도 했다. 또 올해 양귀비와 대마 밀경사범의 단속 기준이 완화된 것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양귀비나 대마 경작사범은 20그루 이상 재배할 경우 입건이 원칙이었지만 올해부터 대검찰청의 지시에 따라 50그루 이하는 처벌하지 않으며 이를 틈타 재배에 나선 경우가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양귀비의 경우 씨앗이 바람 등에 날려 주변으로 빠르게 퍼지며 조금만 심어도 자신도 모르게 대규모 경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예전부터 인적이 드문 농촌에서 은밀하게 재배됐던 것으로 보인다”며 “향이 강한 대마는 깊은 산속에서 재배되고 있는 반면 양귀비의 경우 마을 텃밭이나 도심에서도 재배될 정도로 퍼져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기영기자 answer07@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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