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시멘트업계 장기불황에 지역경제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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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지역 3개사 잇단 구조조정 종사자 수 1천명 이상 줄어

열악한 주거·교육환경 탓 직원 상당수 타 지역서 출퇴근

정부 SOC 투자 확대 등 건설경기 부양 전방위 대책 절실

시멘트업계가 장기불황에 빠지면서 도내에 시멘트공장이 위치한 지역들도 경기 침체로 휘청거리고 있다.

쌍용양회와 현대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의 공장이 있던 영월은 한때 가장 번성한 지역으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급격한 인구 감소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빈사 상태에 놓였다.

실제 쌍용양회와 현대시멘트 생산공장과 광산이 위치한 영월군 한반도면(과거 서면)은 지난해 신생아가 단 1명만 태어났다. 한반도면은 시멘트 회사들이 잘 운영됐을 당시에는 회사 직원들만 해도 2,500여명을 넘어서면서 영월의 읍·면 중 규모가 큰 지역이었으나 시멘트공장의 구조조정과 농촌인구 고령화 등으로 인구는 2008년 3,425명으로 떨어지더니 현재는 3,140명으로 줄었다.

여기에는 시멘트업계의 불황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1997년 쌍용양회 영월공장은 정직원이 341명이었으나 구조조정으로 200명 선으로 줄었고, 현대시멘트는 워크아웃으로 2010년부터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해 180명이 퇴직했다. 현재 영월 관내 시멘트업체 3사의 종사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포함해 1,500여명 선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영월 관내 시멘트 3사 모두 판로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공장가동률은 70%대로 떨어졌다. 영월 시멘트공장 관계자는 “상시 구조조정 및 각종 비용 절감으로 현장에는 최소 생산인력만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

더욱이 시멘트공장 인근 마을은 밤만 되면 직원들이 대거 퇴근해 적막감만 흐른다. 과거 관사에 대부분 머물렀던 직원들은 지은 지 20년이 넘은 낡은 사택과 열악한 교육환경 등으로 현재는 60% 이상이 제천과 원주 등에서 집을 구해 출퇴근하고 있다. 다만 현대, 쌍용은 정책적으로 지역상생 및 물품구매 등으로 30억원 정도씩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시멘트업계를 되살릴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지역에서 지원하거나 도울 방법이 거의 없는데다 국내 전체의 경기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유재근 영월군번영회장은 “영월은 시멘트업계의 구조조정으로 그나마 남아 있는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 아이 울음소리를 듣기 힘든 도시가 됐다”며 “2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극심한 경제불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SOC 투자 확대 등 건설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전방위 대책을 세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영월=김광희기자 kwh635@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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