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여보 … 같이 가요”

자신이 갈아준 인삼우유 먹고 남편 숨지자 아내 투신

부부 금실 좋아 평소에도 “남편 죽으면 따라 죽겠다”

자책감도 컸을 듯 … 경찰 “현재까지 타살 혐의 없어”

지난 28일 오전 7시40분께 영월군 영월읍 금강공원 내 낙화암 20m 아래 지점에 A(여·61)씨가 쓰러진 채 숨져있는 것을 함께 찾아나선 경찰과 가족이 발견했다. 당시 낙화암 인근 추락 방지용 울타리 주변에 A씨의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남편 B(66)씨와 부부 금실이 좋아 “혹시라도 남편이 죽으면 나도 따라 죽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 다니다가 하루 전날 남편이 사망하자 실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몇 주 전까지도 가족 모임에 참석하는 등 각별한 사이였던 이 부부의 가슴 아픈 사연은 27일 오후부터 시작됐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6시43분께 영월 자택에서 남편 B씨가 아내인 A씨가 갈아서 준 인삼우유를 먹고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 깜짝 놀란 A씨는 즉시 119에 신고해 남편을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겼으나 치료를 받던 도중 숨졌다.

28일 새벽 남편의 사망소식에 충격받은 A씨는 홀연히 응급실에서 사라진 후 가족과의 연락마저 끊겼고 이날 오전 낙화암 아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평생 남편과 함께 서로 의지하며 살아온 A씨가 평소에도 남편이 이 세상에 없으면 남편을 따라가겠다는 말을 자주해 왔던 점 등으로 미뤄볼 때 남편이 숨진 상실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본인이 만들어 준 인삼우유를 마시고 남편이 쓰러진 점 때문에 자책감도 컸던 것 아니냐는 판단을 하고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부부가 항상 붙어다니고 여러 모임에서 금실을 과시할만큼 관계가 좋았던 것으로 안다”며 “유족들의 진술과 현장 조사를 마친 결과 현재까지 타살 등의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보다 구체적인 사인 조사를 위해 남편 B씨에 대해 부검을 하는 한편 믹서기 내 잔류 인삼우유 등을 수거해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강경모기자 kmriver@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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