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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단 한 푼의 지원도 못 받는 `소외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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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노인들 (상) 사각지대에 놓인 4만명

2일은 노인의 날이다. 이미 고령화사회를 넘어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의 삶과 복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노인 문제는 여전히 우리 사회의 가장 사각(死角)에 놓여있기도 하다. 강원일보는 우리 사회에서 불안한 노년의 삶을 되짚어 보고 사회의 관심과 제도 개선 등의 대안을 모색하는 기획을 마련, 두 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기초노령연금·생계급여부터

의료급여 혜택 등 전혀 없어

"도피처 없어 비극적 선택 불러

최근 홍천에서 한 택시기사는 듣지도 말하지도 못한 채 길에 방치된 65세 노인을 발견,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희망지구대 소속 대원들이 노인의 집을 방문해 보니 집안은 온통 쓰레기와 부패한 음식물로 가득 차 있었다. 군청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이 할머니는 별다른 제도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었고 더욱이 병원 진단에서 뇌출혈이 진행 중이었다. 이로 인해 말하지도 듣지도 못했던 것이다.

이처럼 복지제도권 밖에 놓인 노인들은 의외로 많다. 현재 도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5만4,118명. 이 중 17만8,000명이 매월 20만원 안팎의 기초노령연금을 받고 있다. 또 소득이나 부양의무자가 없는 노인 1만8,900명이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생계급여 등을 받고 있으며 2만1,000명은 의료급여 수급권자로 병원 진료가 사실상 무료다.

따라서 대표적인 노인복지수혜자들을 모두 합하면 21만7,900여명 정도로 단순 계산만으로도 4만명 가량의 노인은 단 한 푼의 제도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셈이다. 이들 중 소득이나 재산이 많아 지원이 필요 없는 경우를 제외한 상당수는 복지사각지대에 소외된 노인이다. 도 관계자는 “기초노령연금, 기초생활수급자 등을 합하면 복지제도의 혜택을 받는 도내 노인의 수를 대략 추정할 수 있다”며 “더 많은 지원대상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한 채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은 삶을 비극적으로 마감할 확률도 더욱 높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인 주진형 강원대병원장과 이강욱 도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장 등이 최근 연구한 '한국 노인에서 광역시·도별 자살률과 의료급여의 상관성'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노인 빈곤율이 45%로 OECD 평균(13.3%)보다 훨씬 높아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노인이 많고 의료급여 혜택의 유무가 자살률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강욱 도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장은 “저소득층이나 경제적능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은 최소한의 복지혜택을 받지 못할 경우 도피처가 없어 비극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최소한의 의료서비스만 제공해도 긍정적인 변화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기영기자 answer07@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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