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사유지에 쓰레기매립장 침출수 저류조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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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 18년간 무단 점령 확인

◇춘천시가 1996년 근화동 쓰레기매립장을 조성하면서 침출수 저류조를 18년 동안 사유지에 설치해 말썽을 빚는 가운데 1일 토양조사와 침출수 분석을 위한 굴착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작년 쓰레기 이적하며 철거 않고

지하에 그대로 방치까지 드러나

땅 파보니 흙은 썩고 악취 진동

市 “원상복구에 힘쓰겠다”

춘천시가 1996년 근화동에 쓰레기매립장을 조성하면서 침출수 저류조를 18년 동안 사유지에 무단 설치한 것으로 확인돼 말썽을 빚고 있다. 더욱이 이 매립장의 쓰레기를 지난해 신동면 혈동리 위생매립장으로 이적했으나 지하에 묻혀있는 침출수 저류조는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오후 2시 근화동 쓰레기매립장 앞에서는 침출수 저류조 주변 토양검사를 위한 굴착작업이 한창이었다. 포클레인이 지하 10m 깊이에서 흙을 퍼낼 때마다 검게 썩은 흙이 쏟아져 나왔고 악취까지 진동했다.

침출수 저류조가 설치된 곳은 근화동 567-10번지. 토지주인 박준우(35)씨는 그간 시가 이 토지를 시유지라고 주장해 경계측량을 하지 않았으나 이번에 펜스 설치를 위해 경계측량을 하다 사유지를 50~60평 정도 침범해 콘크리트 저류조가 설치된 것을 확인했다. 매립장에서 저류조로 이어지는 관로와 맨홀 뚜껑, 가스배출구도 발견했다.

시에 이의를 제기하자 지난 7월 저류조에서 170여톤의 침출수를 처리해 갔지만 계속 침출수가 흘러나와 지금도 가득 고여있다. 인근에서 사무실을 운영하는 이영남(64)씨는 “요즘도 악취로 사무실 문을 열어 놓지 못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저류조를 설치하면서 지적도조차 확인하지 않은데다 매립된 쓰레기를 이적하면서 침출수 저류조를 그냥 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또 콘크리트 저류조 철거 및 원상복구, 토양·수질검사, 사유지 무단 점용에 대한 보상 등을 수차례 시에 요구했으나 이렇다 할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최동용 춘천시장이 직접 시민과 만나는 '민원소통의 날'에 이 문제 해결을 촉구하려고 했으나 최 시장이 만나는 민원인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이에 대해 춘천시 관계자는 “사유지 일부에 저류조가 설치된 것을 최근에야 확인했다”며 “저류조의 규모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콘크리트 구조물 철거와 오염토 제거 등 원상복구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춘천시는 1996년 4월부터 1997년 6월까지 의암호변 근화동에 쓰레기 임시적치장을 운영하며 3만7,693㎡ 부지에 18만5,445㎥의 쓰레기를 매립했었다.

장기영기자 kyjang3276@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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