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강원일보 창간 69주년 특집-강원발전 100년의 미래]1년4개월 남은 시간과의 싸움 … 이 벌판 채워줄 기업 찾아라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과제 뭔가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EFEZ)이 지정된 지 1년 8개월이 지났지만 성공적 안착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8월4일 지정된 지 3년 이상 된 인천과 부산·진해, 광양만권, 새만금권 등 6개 경제자유구역 98개 지구(428.37㎢) 중 14개 지구(92.53㎢)의 지정을 취소했다. 이번과 같은 정부의 대규모 지정 해제는 경제자유구역특별법이 '3년 내 실시계획 승인을 받지 못하면 자동해제한다'는 내용으로 개정된 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2013년 2월14일 지정고시된 후 1년8개월을 맞은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도 시간과의 싸움에 들어갔다.

본계약 비롯 가시적인 성과 없어

기업 유치 마인드·전략 부재 지적 많아

망상지구만 던디그룹과 개발 기본협약

옥계·구정·북평지구 투자 유치 불투명

지정 해제 위기 탈출 기회 있어

평창올림픽·양양공항 활성화 등 호재

글로벌 수준에 맞는 규제 완화 비롯

도·경제자유구역청 강력한 의지 필요

■투자 유치 실적 전무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4개 지구 8.25㎢는 주어진 3년의 시간 중 절반 이상이 지났지만 본계약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2월 도의회 업무보고에서 '올 상반기 안에 실적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단 1건의 본계약도 성사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기찬 도의회 경제건설위원장은 “어려운 여건이라는 점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마인드와 전략이 부재하다는 지적이 많다”며 “특히 경자청 내부의 조직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인적 쇄신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도의회 내부에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망상지구 개발 본격화 청신호

최문순 지사와 네드굿맨 던디그룹 회장은 지난 9월4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망상지구 개발 기본협약서에 서명했다.

계약에 따라 던디그룹은 올해 안에 개발사업 착수를 위한 한국 내 법인 설립, 개발사업시행자 지정 신청서 제출 등의 절차를 진행한다. 도는 올해 안에 던디그룹을 개발사업자로 지정해 내년부터는 각종 계획 수립 등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도와 던디그룹은 지난해 9월, 망상지구 1단계 투자비 5,391억원 중 51%를 던디그룹이 투자하는 내용의 협약(MOU)을 했다. 망상지구는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4개 지구 8.25㎢ 중 1.82㎢를 차지하며 국제적인 해양관광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던디그룹은 캐나다, 프랑스, 미국, 쿠바, 크로아티아 등의 개발사업에 참여했고 최근에는 중국에도 진출한 글로벌 투자개발기업이다. 던디그룹의 망상지구 개발이 확정되며 이 지구에 대한 기대감 상승은 물론 옥계·구정·북평 등 나머지 3개 지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이번 기본협약서는 계약서와 같은 효력을 지니며, 본격적인 사업 착수를 위한 첫걸음으로 양측 모두에게 큰 의미 있는 결실”이라고 설명했다.

■옥계, 구정, 북평지구는?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청은 '내년 상반기 전에 4개 지구 모두의 개발사업자를 지정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하지만 이를 위한 전략은 지난 7월 도의회 업무보고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해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개발이 내년에도 답보 상태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청은 9월24일 최문순 지사가 주재한 '2015년 시책보고회'에서 “동해 망상지구와 강릉 옥계지구는 올해 안에, 동해 북평지구와 강릉 구정지구는 내년 상반기 중 개발사업자를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망상지구 일부는 던디그룹이 직접 개발하도록 협의하고, 해외기업 중심의 투자설명회를 통해 유력한 투자자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했다. 또 초기 단계부터 개발사업 시행자와 개발 방향을 협의하고 특성화된 개발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덧붙였다.

옥계지구에 대해서는 실시설계기간 중 비철금속 및 첨단소재기업 투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글로벌 비철금속 연구·개발 종합지원센터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북평지구는 개발사업자의 컨소시엄 구성 참여, 지구 분할 등의 탄력적 대응방안이 조기 개발방안으로 제시됐다. 구정지구는 주택 상업·쇼핑 병원 외국교육기관 개발사업자 분리 확보, 가톨릭관동대 대학병원 유치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내년 시책 대부분은 여전히 '계획' 수준이어서 보다 치밀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도의회 곽영승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은 앞으로 1년4개월밖에 시간이 없지만 현 상황으로는 옥계지구, 구정지구, 북평지구 등 3개 지구의 투자 유치가 불투명하다. 인적 쇄신을 비롯한 필사즉생의 각오로 투자 유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EFEZ 지정 목적 분명 … 호재 살려야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은 명확한 지정 목적이 있다. 첨단녹색소재산업과 환동해 교역비즈니스의 거점을 통한 낙후된 강원경제 활성화다. 남북교류의 새로운 돌파구를 여는 역할도 가능하다. 이는 도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성과라는 점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핵심사업이다.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이 위기를 맞았지만 이를 돌파할 호재는 아직 충분하다. 평창동계올림픽, 철도와 고속도로 항만 등 SOC 확충, 양양국제공항 활성화는 경제자유구역에 호재다. 평균 토지가격이 1㎡당 1만~4만원대로 저렴한 것도 강점이다.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청은 산업부·코트라와의 투자 유치 공동프로젝트, 타깃시장 중심의 차별적 맞춤형 투자설명회(IR), GTI국제무역투자박람회와의 연계, 주변 국가와의 광물자원 교역기반 구축 등을 전략으로 삼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도와 경제자유구역청의 보다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우선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의지 아래 글로벌 수준에 맞는 규제 완화와 외국인 투자 유치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성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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