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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노인들 공짜 관광으로 유인해 `싸구려 산양삼 진액' 8억어치 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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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에 홍보관 차려놓고

직접 재배하는 것처럼 속여

의료기기 판매업자 등 31명 입건

전국의 의료기기 판매업체와 짜고 노인들을 공짜 관광으로 유인, 저가의 산양삼에서 추출한 진액을 특정 질병에 효험이 있는 것처럼 허위·과장 광고해 8억원 어치를 판매한 업자 등이 적발됐다.

강원지방경찰청은 26일 허위·과장 광고를 통해 노인들에게 저가의 산양삼 진액을 판매한 혐의로 산양삼 판매업자 손모(55)씨와 의료기기 판매업체 대표 등 3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는 춘천에 산양삼 홍보관을 차려놓고 강사와 관리인, 진액 제조자 등을 고용해 노인들에게 산양삼을 직접 재배하는 것처럼 속인 뒤 이를 추출한 산양삼 진액 50봉들이 한 세트를 148만원에 판매하는 등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8억원(538세트) 상당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손씨는 홍보관을 단체로 찾아온 노인들에게 1박2일간 숙박과 닭백숙 등의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거나 원로연예인을 초청해 환심을 샀다. 또 '한국산삼정보개발연구소장'이라는 허위 경력의 강사를 통해 산양삼이 암과 고혈압, 간질환, 당뇨병 등 모든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가 있는 것처럼 노인들을 현혹했다.

하지만 손씨가 추출해 판매한 산양삼 진액은 한국임업진흥원의 생산적합성 조사를 받지 않은 채 신고 없이 재배한 장뇌삼과 무상으로 구한 저질 파삼 등을 혼합한 제품이었다. 이 진액의 생산원가는 35만원 정도로 판매가격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했다.

경찰이 진액의 성분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한 결과 산양삼의 주요성분이 0.36㎎/g 정도로 기준치(0.8~34㎎/g)에 크게 못 미쳤다.

경찰은 전국 27개 의료기기 판매업체 운영자들이 손씨로부터 '산양삼 50뿌리를 148만원에 판매합니다. 지점마진도 85만원 책정했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후 판매 수당을 챙길 목적으로 업체를 방문한 노인들에게 무료 관광을 빌미로 모객행위를 한 뒤 손씨의 홍보관으로 유인했다고 밝혔다.

허행일 강원지방경찰청 수사2계장은 “노인들이 '떴다방' 등의 허위·과장 광고에 현혹되지 않도록 유관기관·단체 등과 함께 예방을 강화하고 악덕 판매업자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최기영기자 answer07@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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