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카메라 하나 메고 찾아간 횡성, 그곳에서 진정한 사랑 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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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영화 `님아, 그 강을 …' 진모영 감독

◇진모영 감독(사진 왼쪽),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주인공 조병만·강계열 부부.

다큐 영화로 150만명 돌파

박스오피스 1위 믿기지 않아

강원도 호의 평생 잊을 수 없어

춘천 출신 故 이성규 감독과 작업

차기작 '이방인' 고성서 촬영

2014년 하반기 한국 영화계를 놀라게 한 다큐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이 영화는 지난달 27일 개봉 이후 국내외 화제작들을 차례로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에 이름을 올리며 연일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영화 촬영 중 고인이 된 조병만 할아버지와 강계열 할머니의 76년을 이어온 사랑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이 영화는 독립영화로는 이례적으로 관객 150만명을 넘어섰다. 18일 이 영화를 만든 진모영 감독을 춘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진 감독이 다큐영화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해 하반기 개봉된 춘천 출신 고(故) 이성규 감독의 유작 '시바, 인생을 던져'에 프로듀서로 참여하면서부터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이하 님아…)'가 그의 첫 장편 데뷔작인 셈이다. 이날 춘천을 찾은 것도 이성규 감독 1주기를 기념해 18일 춘천CGV에서 열린 '한 사람으로 시작된 춘천 다큐영화제'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진 감독은 영화가 개봉된 지 20일이 넘었지만 이 같은 관심과 흥행기록은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바, 인생을 던져'로 영화를 처음 시작했는데 그때 관객이 5,000명 정도여서 이번 흥행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스스로도 놀라고 있습니다.”

그가 처음 '님아…'를 기획하게 된 것은 지상파 TV를 통해 방영된 노부부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부터다. 부부의 큰 사랑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다는 '소박한 이유'가 영화를 만들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는 2012년 9월 카메라 하나를 둘러메고 부부가 살고 있는 횡성으로 훌쩍 떠났다. 그리고 그곳에서 15개월 동안 부부와 '동고동락' 했다. “영화 속 조병만 할아버지와 강계열 할머니는 사랑이란 무엇인지, 또 어떻게 유지하고 가꾸어 가는지 해답을 제시해 주고 계십니다. 그 과정을 저는 단지 영화로 옮긴 것뿐입니다.”

따뜻한 사랑 이야기로 연말 극장가를 강타하며 흥행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진 감독은 돌연 배급사 측에 상영관 수를 줄여달라고 요청했단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초심'을 잃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일반 상영관에서도 만날 수 있는 '님아…'를 굳이 다양성영화 상영관에서까지 상영하면서 다른 영화들의 기회를 뺏고 싶지 않았어요. 좋은 영화들을 많이 볼 수 있으면 행복하지 않겠어요?(웃음)”

그는 차기작으로 '이방인'이라는 영화를 촬영하고 있다. 이 영화의 배경은 고성이다. 춘천 출신 이성규 감독부터 시작된 강원도와의 인연이 공교롭다고 말했다. “강원도와의 인연은 의도한 것도 아니고, 매우 자연스럽게 맺어진 것 같습니다. 특히 이 감독님과의 추억으로 맺어진 춘천 그리고 강원도의 호의는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오석기·허남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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