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쩍쩍' 갈라지는 얼음판 위에서 낚시를 하다니…

◇포근한 날씨로 얼음이 녹기 시작하는 가운데 23일 춘천 의암호에 출입금지 현수막이 내걸려 있음에도 관광객과 낚시꾼들이 버젓이 들어가 다니고 있다. 권태명기자 kwon80@kwnews.co.kr

춘천 영상 기온에 얼음판 녹아

강·저수지서 천하태평 낚시 즐겨

출입금지 표시 외면 안전불감증

영상의 기온을 보인 23일 오후 춘천시 삼천동 중도선착장 인근 얼어붙은 북한강 안에는 낚시꾼들이 삼삼오오 모여 한가롭게 빙어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불과 30여m 앞에는 '얼음이 녹아 위험하니 들어가지 말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는데도 이들은 개의치 않고 낚시에만 열중했다.

실제 얼음 위를 걸어 보니 곳곳에는 얼음이 갈라져 있었고 얼음 아래에서 쫙쫙 갈라지는 소리는 걷는 내내 공포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한창 낚시에 열중하던 박모(56·춘천)씨는 “얼음이 두꺼워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얼음이 갈라지는 소리야 매번 올 때마다 듣기 때문에 두렵지 않고 이 얼음이 녹으려면 2월 중순이나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겨울철 얼어붙은 강이나 저수지에서 위험천만한 얼음낚시가 성행하고 있다.

기온이 포근해지면서 강이나 저수지의 위치에 따라 얼음 두께에 큰 차이가 나 자칫 얼음이 깨질 수도 있어 출입금지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또 다른 장소인 춘천시 근화동 공지천 한복판 얼음 위에서는 이날 학생 10여명이 장난을 치며 아슬아슬하게 걷고 있었고, 바로 옆에서는 시민이 홀로 낚시를 즐기는 것도 목격됐다.

23일 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최근 2년(2013~2014년)간 1월과 2월에 강이나 저수지 등의 얼음이 깨져 물에 빠진 사고는 총 4건이 발생했으며 3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특히 지금과 비슷한 시기인 지난해 1월25일 홍천군 서석면의 한 관광농원 얼어붙은 연못 위에서 최모(16)군 등 중학생 4명이 얼음이 깨지면서 물에 빠져 최군이 숨지고 나머지 3명은 낚시꾼 등에 의해 구조됐다.

최민철 도소방안전본부 119종합상황실장은 “요즘처럼 일시적으로 날씨가 포근해지면 강이나 호수 등의 얼음 위에 올라가지 않는 것이 좋다”며 “얼음 구멍에 물이 차오를 경우 얼음이 물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가라앉을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강경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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