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9시 이전 등교하려면 사유서 내라니 …”

대체 프로그램 미흡·참여율 저조 … 도교육청 “2주 내로 안정 운영 ”

도내 초·중·고 대부분이 9시 등교를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일찍 등교하는 학생들에 대한 대책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교육청은 지난해 11월 9시 등교제를 일선 학교에 권장하면서 등교 시간이 빠른 학생을 위해 특정 교실을 안전지대로 설정해 담당교사를 배치하고, 동아리활동이나 스포츠활동을 다양하게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맞벌이 부부 자녀나 통학버스 사정 등으로 일찍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한 대체 프로그램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9시 등교 4일째를 맞은 5일 춘천의 한 중학교는 일찍 등교한 학생들을 위해 도서관을 개방하고 수업시작 전에 독서를 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그러나 오전 8시30분 이전에 전교생의 30%에 달하는 300여명이 등교했지만 도서관을 찾는 학생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는 대부분의 학생이 수업 시작 전 여유시간이 10~30여 분밖에 없어 대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에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더불어 지금까지 일찍 등교하던 학생들의 습관이 쉽게 고쳐지지 않은데 따른 것으로 1주일 정도가 지나면 대체 프로그램 수요 파악이 가능하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A중학교 교장은 “현재는 습관적으로 일찍 등교하는 학생이 상당수”라며 “9시 등교가 정착되는 시점에 오전 8시부터 교실별 독서지도와 자율 동아리활동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홍성수 학교운영담당 장학관은 “아직은 추운 날씨 때문에 외부 체육활동도 제약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1~2주가 지나면 대체 프로그램 수요 파악이 가능해져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일부 초등학교의 경우 학생들의 9시 이전 등교를 자제해 달라는 통신문을 보내 맞벌이 부부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자녀가 B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맞벌이 부부인 한 학부모는 “학교로부터 9시 이전 등교를 자제하고 이전에 등교하는 학생의 경우 사유서를 제출하라는 통신문을 받았다”며 “사유서를 제출하는 것이 한편으로 부담돼 아이를 학교 앞 할아버지 집에 맡긴 뒤 출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형주기자 victory@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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