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소양강댐 수위 18년 만에 최저 `속이 탄다'

소양호 상류 어민 생계대책 호소

식수난에 농업용수 확보도 비상

5㎜ 찔끔 비 … 해갈에 도움 안돼

100㎜ 이상 내려야 가뭄 탈출

지난달 27일 소양강댐 관리단은 댐 건설 이후 처음으로 비를 내려달라는 기우제를 지냈다. 지독한 가뭄의 영향으로 댐 수위가 연일 내려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 같은 바람이 통했기 때문일까. 도내에는 지난 31일 오후부터 비가 내렸다. 하지만 강수량은 5㎜내외. 한마디로 '간에 기별도 안가는'소량에 불과했다. 소양강댐 수위를 비롯한 도내 댐 저수량은 더 내려갔고, 해갈을 기다리던 소양호 상류의 어민들은 생계위기에 몰리면서 결국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집단행동에 나섰다.

■어민 생계 직격탄=인제군 내수면어업계 소속 소양호 상류 어민들은 2일 인제군청을 방문해 군수에게 대책 마련을 호소하기로 했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소양강 상류지역이 강바닥을 드러내면서 대부분의 어민들이 조업에 나서지 못해 생계마저 막막한 실정이라는 것. 예년 같았으면 겨울철 빙어잡이가 끝나고 잡어를 잡기 위해 출어를 했지만 올해는 전혀 조업을 할 수 없게 됐다.

김종태 인제군 내수면어업계장은 “가뭄으로 농민 못지 않게 어민들도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며 “어업인들이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군수를 만나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413가구 식수부족= 농업용수 확보도 여전히 비상이다. 한국농어촌공사 강원지역본부가 관리중인 도내 78개 저수지의 현재 평균 저수율은 84%로 평년 93%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더욱이 도내 최대 곡창지대인 철원 토교저수지 63%, 동송저수지 77%에 그치고 있다. 식수와 생활용수난도 계속돼 도소방안전본부는 올 1월부터 현재까지 도내 10개 시·군 413가구에 소방차를 보내 생활용수 1,671톤을 지원했다. 또 K-water 강원지역본부도 물공급이 끊긴 마을들에 생수(500㎖) 6만8,300병을 전달했다.

소양강댐의 현재 수위도 156.99m에 불과하다. 역대 네 번째로 낮고 1997년 이후 18년 만에 최저를 기록 중이다. 횡성댐 수위도 164.7m로 준공 이후 가장 낮다.

■ 대가뭄 우려= 최근의 가뭄사태가 해결되려면 100㎜ 이상의 비가 일시에 내려야지만 당분간은 이 같은 상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기상청의 전망이다. 2일과 3일에도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이지만 양은 미미할 것으로 예보됐다.

더욱이 올 봄의 경우 갈수기였던 예년과 비슷한 강수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있어 자칫하면 4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농사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여기에 장마철 강수량이 평년의 40%에 그쳤던 지난해처럼 올해도 마른장마가 나타날 경우 '대가뭄'이 시작될 수도 있다는 것이 진단도 나온다. 김규일 춘천기상대장은 “가뭄이 장기간 지속되어온 탓에 예측이 어렵다”면서 “장마철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원근·최기영·강경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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