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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주기]“내 딸 다혜야 … 보고싶어 … 사랑해” 1년만에 팽목항 찾은 엄마의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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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영월 정착 故 정다혜양 어머니 김인숙씨

◇가족들이 사고 당시 다혜양의 옷에서 찾은 휴대폰 속 사진을 주변의 도움으로 복원한 사진.

꽃 같던 딸을 가슴에 묻은 김인숙(54)씨는 딸의 온기라도 느끼기 위해 15일 1년 만에 팽목항에서 배를 탔다. 그리고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수천번을 되뇌었다.

“사랑한다 다혜야.”

단원고 2학년9반 정다혜(당시 16세)양은 꼭 1년전인 지난해 4월16일 세월호 사고로 가족들과 이별했다.

당시 강원일보와의 인터뷰(2014년 4월19일자 1면)에서 실종된 딸이 꼭 살아있을 것이라고 했던 그녀는 결국 한 떨기 꽃이 되어 돌아온 다혜를 가슴에 품어야 했다. 그 후 1년, 가족들에게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다혜를 하늘로 떠나보낸 상처가 너무 커 가족들은 사고 발생 111일만에 살던 집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다. 다혜가 2살때부터 살던 곳이지만 아이 생각만 나 가족들이 어렵게 내린 결정이었다. 짐을 싸던 날, 엄마는 다혜의 방에서 목놓아 울었다. 다혜의 생일이던 지난 1월9일에는 세월호 희생자와 남은 자들의 치유 공간인 '이웃'에서 다혜 친구들과 1학년때 선생님 등이 모여 다혜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도 했다.

모두가 고마웠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힘들기도 했다. 그래서 김인숙씨 부부는 고향인 영월을 찾기 시작했다. 힘들고 어려울 때 가족과 친구, 이웃 등 고향 사람들이 힘이 됐다.

결국 부부는 지난 2월 아예 고향에 정착했다. “영월로 간 이유는 포근하고 가족이 있으니까. 마음의 위안도 받을 수 있고요”

이제 김씨의 삶의 터전은 고향 영월이 됐다. 농사 준비를 하고 있는 그는 “이제는 가슴에 묻어야지요. 그리고 진상규명을 위해서도 힘을 내려고 해요.” 팽목항을 찾은 그녀는 딸에게이렇게 마음의 편지를 썼다.

“내 딸 다혜야, 그곳도 봄이니?…엄마는 너랑 여행도 가고 싶고 영화도 보러 가고 싶은데 너는 곁에 없구나…하지만 다혜야. 너 있는 그곳은 안전하지? 잘 지내고…가끔씩 엄마 만나러 꿈속에는 찾아오렴…사랑하는 다혜야….”

신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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