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쩍' 소리에 장병 21명 순식간에 계곡 추락

화천 생태탐방로 다리 끊어져

행군중 사고… 생명 지장없어

부실시공 여부 등 집중 수사

28일 새벽 1시30분께 화천군 사내면 용담리 인근 생태탐방로 둘레길에서 야간 전술 훈련 중이던 육군 모 부대 소속 장병 21명이 다리가 끊어지면서 계곡 3m 아래로 추락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헬멧 등 장비를 갖춘 군인들이어서 크게 다치지 않았으나 등산객이나 관광객들이었다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더욱이 이 목재교량은 지난해 12월 설치된 것이어서 부실공사 의혹 등도 제기되고 있다.

■교량 잔해물과 뒤엉켜 부상=이 사고로 유모(23) 상병 등 21명이 다쳐 인근 병원 등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장병들은 야간 전술 훈련 중으로, 이 다리를 건너 공격 목표를 향해 이동 중이었다. 그러나 '쩍∼' 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다리가 끊어지면서 장병들이 계곡으로 추락했다. 일부 장병은 추락과 동시에 바위에 부딪히거나 끊어진 보행데크 교량의 잔해물과 뒤엉켜 상처를 입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원은 “현장에 도착해 보니 끊어진 나무다리 아래 계곡에 쓰러져 있던 장병이 들것으로 옮겨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완공 6개월 만에 사고?=이 나무다리는 길이 11.5m, 폭 1.5m 크기로, 철제 골격에 합성 목재로 만들어져 용담리 물안골에서 큰 방단리 쪽으로 이어지는 계곡 사이를 연결해 놓은 보행데크 교량이다.

문제는 이 다리가 국가생태문화탐방로 사업의 일환으로 지역의 한 건설업체가 지난해 11월24일 착공해 12월19일 설치를 마무리, 완공된 지 불과 6개월도 채 되지 않은 곳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되고 있고 화천군에서 준공검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의문시되고 있다.

강원지방경찰청은 이와 관련, 광역수사대를 투입해 부실시공 여부 등을 집중 수사하기로 했다.

■부실시공 여부 집중 수사=화천군도 최문순 군수가 직접 사고 현장을 나가보는 등 점검에 들어갔다. 화천군은 사고가 난 탐방로를 임시 폐쇄하고 전문가를 투입해 재발 방지 대책과 사고 원인을 자세히 분석하기로 했다

군부대 관계자는 “전술훈련에 앞서 지형 정찰과 안전상태 점검까지 했으나 예상치 못한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

양승현 광역수사대장은 “다음주 감식이 끝나면 수사 방향이나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동·최기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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