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원주 소녀상'에 친필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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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처음으로 평화의 소녀상이 원주에 설치된 가운데 지난 31일 원주시청 공원에서 어린이들이 평화의 소녀상에 꽃을 안기고 있다. 원주=오윤석기자

시민 주도로 설치 의미

道 항일역사 새로 만들어

'뜯어진 머리카락, 꼭 쥔 손, 땅에 딛지 못한 맨발의 발꿈치, 빈 의자….'

일제 강점기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피맺힌 고통을 겪어야 했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픈 역사가 담긴 평화의 소녀상. 미국 내 위안부 기림 조형물 건립 운동을 주도하는 화천 출신 김동석 뉴욕시민참여센터 상임이사에 이어 원주시민들이 정성을 담아 '평화의 소녀상'을 조성하는 등 광복 70년을 맞아 강원도가 일본군 위안부 권익 옹호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김 상임이사는 미국에서 위안부 기림 조형물이 세워지도록 이끈 주역으로 2007년 미국 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 준수를 촉구하는 법안을 처음으로 통과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 대표적인 강원 인물. 미국에는 위안부 소녀상과 기림비 등 총 10개의 위안부 관련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원주 평화의 소녀상 역시 다른 지역의 평화의 소녀상과 달리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념과 세대, 종단을 초월해 도민의 열망을 모아 중소도시에 설치된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특히 위안부 피해자에서 인권운동가로, 국제언론단체가 선정한 '자유를 위해 싸우는 영웅'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 김복동 할머니는 원주 평화의 소녀상 평화비 제호를 친필로 쓰기도 했다.

김 할머니는 특별히 원주 평화의 소녀상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이념과 세대, 종단을 초월해 시민이 하나로 뭉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한 곳은 원주가 처음인 만큼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이선경 원주시민연대 대표는 “일본 정부가 하루빨리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주=김설영기자snow0@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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