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30년 약속 왜 안 지키나” 눈물의 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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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화천·양구·인제 지역 주민 2,000여명 약속 이행 촉구 집회

새벽에 버스 20대 타고 현장에

역대 정권 공약 불이행 항의

10만명 서명부·건의문 전달도

정부 관계자 “최선 다하고 있다”

속초, 화천, 양구, 인제 등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설악, 접경지역 주민 2,000여명이 1일 세종시를 찾아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조기 착공을 촉구했다. 특히 주민들은 역대 대통령들의 강원도 대표 공약임에도 30여 년간 이행되지 않은 점을 질타했다.

속초시와 화천, 양구, 인제 지역 민간 단체로 구성된 동서고속화철도추진위원회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 국무조정실 앞에서 피켓과 플래카드를 들고 지역 현안인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건설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새벽 속초에서 대형버스 20여대에 나눠타고 시위 현장에 도착했다. 집회 중 주민 대표 9명은 역대 정권의 약속 불이행에 항의하는 의미로 현장에서 직접 삭발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에서는 반드시 약속을 이행해 국토 균형 발전은 물론 정부에 대한 불신도 해소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어 김시성 도의장, 이병선 속초시장, 김진기 속초시의장, 허응복 속초시노인회장, 윤광훈 속초시번영회장, 정경숙 속초시 여성단체협의회장, 김현창 양구군사회단체협의회장 등이 국무조정실 관계자와 면담을 갖고 조기 착공을 촉구하고 주민 10만명 서명부를 전달했다. 또 국무총리 앞으로 보내는 '동서고속화철도 조기 착공 촉구 건의문'도 함께 건넸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오늘 총리 주재 회의에서 지역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면밀히 듣고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이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윤광훈 속초시번영회장은 “앞으로도 지역 사회단체장들이 중심이 돼 청와대와 여야 대표들을 지속적으로 만나 우리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병선 속초시장도 “절박한 심정으로 올해 안에 기본 계획 수립에 나서 조기 착공될 수 있도록 정부 설득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는 2조2,000억원이 투입되는 국가 사업으로 다음 달 하순 예정된 예비타당성 조사 1차 점검회의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서고속화철도 통과 예정지 주민들은 지난 7월28일에도 생업을 포기한 채 세종시 원정 시위에 나섰다.

속초=고달순기자 dsgo@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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