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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우린 만날 수 있다는 희망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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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新이산가족 `납북자 가족·탈북자'

北 납북 인정 안해…번번이 제외

신분 노출 우려 탈북자 상봉 어려워

남북 합의로 이산가족 상봉의 기대감이 커질수록 또 다른 신(新)이산가족인 납북피해자 가족, 탈북자들의 절망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김준배(78·강릉)씨는 1950년 7월 총으로 무장한 인민군의 손에 붙들려 힘없이 끌려가던 아버지의 모습이 여전히 생생하다.

김씨의 아버지 김현구씨는 당시 신탁은행 지점장까지 지낸 지식인으로 전쟁 발발 후 집에서 숨어지내다 이웃의 밀고로 인민군에게 납북됐다. 이후 60여 년간 김씨는 이산가족 상봉에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왔으나 번번이 상봉 대상에서 제외됐고 이제는 그 희망의 끈마저 놓아 버렸다.

2010년 탈북한 강다현(가명·여·46)씨도 북에 두고 온 형제, 조카들이 눈에 밟혀 매일 밤 잠을 설친다. 1년 전 작은 음식점까지 차려 형편이 좋아졌지만 이산가족 상봉 얘기만 나오면 눈물부터 왈칵 쏟아진다.

강씨는 “우리 같은 탈북자에게 이산가족 상봉은 먼 나라 얘기”라며 “그저 하루빨리 통일이 되기만 기다릴 뿐”이라고 말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이처럼 납북피해자 가족, 탈북자들은 사무치는 이산의 아픔에도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조차 품기 힘들다.

납북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북한의 태도와 신분을 쉽게 노출하기 힘든 탈북자의 특성상 이들이 이산가족 상봉 대상에 포함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현재 납북인사가족협의회에 등록된 도내 거주 중인 납북피해자 가족은 32명이며, 도내 탈북자 수도 656명에 달한다.

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석유 실장은 “남북회담이 열릴 때마다 정부에 납북피해자 문제 의제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매번 무산됐다”며 “지금이라도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윤호기자 jyh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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