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비, 悲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동해안에 이례적 11월 장맛비 지역경제 직격탄

이달 들어 풍랑주의보 14일

양미리·도루묵 어획량 급감

관광객 감소 등 축제 차질

횟집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

초겨울비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동해안 지역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오는 30일까지 양미리·도루묵 축제를 진행하는 속초시는 물량 확보 뿐만 아니라 관광객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개장 첫날부터 비가 내려 행사장을 찾는 관광객들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계속되는 비에 풍랑주의보까지 내려져 조업이 중단되면서 한창 제철인 양미리와 도루묵 물량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달 들어 동해 중부 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일수는 무려 14일에 이른다. 도환동해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조업에 들어간 동해안지역의 양미리 어획량은 지난 23일 기준 565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01톤에 비해 크게 줄었다.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잡히는 도루묵 역시 올 들어 1,948톤으로 지난해 2,350톤에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이종기 속초수협 상무이사는 “날씨 좋은 날엔 도루묵 5톤, 양미리 15~20톤씩 어획하는데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출어가 안 돼 물량 확보가 안 되고 있다”며 “비 때문에 양미리 건조도 어렵다”고 했다.

축제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역 상권도 영향을 받고 있다. 속초뿐만 아니라 동해안지역 대부분의 횟집과 식당 등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강릉 라카이샌드파인리조트의 투숙률은 60%에 불과하다. 영동지역 대부분 골프장들은 예약 취소로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강릉 경포해변에서 7년 동안 횟집을 운영하는 한모(50)씨는 “물고기가 한 번 들어올 때는 평소에 50마리 정도 되는데 요즘은 10마리도 채 안 된다”며 “날씨 때문에 손님도 줄고 올해 같은 경우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속초 영금정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48)씨는 “평일은 물론 주말과 휴일에도 매출은 바닥을 치고 있다”며 상황을 전했다.

어민뿐만 아니라 농민들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강릉시 강동면 모전리에서 5년째 곶감 농사를 짓는 김모(66)씨는 이달 들어 계속된 비에 곶감이 마르지 않고 물러 총 10만 개 제작분 중 5만 개를 폐기했다. 막바지 김장 배추 출하를 앞둔 농민들도 비가 내려 수확 작업이 늦춰지면서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춘천시농산물도매시장에 이달들어 입고된 김장배추 물량은 총 22톤으로 지난해 39톤, 2013년 32톤보다 10여톤 이상 감소했다.

고달순·박기용·임재혁·정윤호기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