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일손부족·이상기온 농가 2중고]변덕날씨에 200개 벌통 `텅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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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봉농가 최악의 흉작

낮엔 덥고 아침저녁 쌀쌀

꿀벌 움직임 둔화 수익 뚝

일부 농가 페업까지 고려

양봉 농가들이 이상기온과 봄 냉해 등으로 꿀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60여년째 양봉업을 하고 있는 이상경(81·양양군)씨는 올해가 역대 최악의 흉작이라고 했다.

아카시아 꽃이 피는 5월 이맘 때면 벌통에 꿀벌과 꿀이 가득 차있어야 하지만 200여개의 벌통은 텅텅 비어 있다. 이씨가 4월 말부터 10일가량 200여개의 벌통에서 채집한 아카시아 꿀은 196㎏ 정도로 예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씨는 “낮은 덥고 아침 저녁은 쌀쌀하니 일벌의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고 꿀을 따러 나갔던 벌들도 돌아오질 않는다”며 “지난해도 이상기온으로 생산이 부진했는데 올해도 상황이 비슷하니 이대로 주저앉을 형편”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양구군 방산면에서 고정양봉을 하는 손종력(62)씨 역시 흉작을 피하지 못했다. 손씨는 변덕스러운 날씨를 피하고자 올해는 경기도 등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며 벌꿀을 수확했지만 기대 이하였다. 손씨는 “이상기온으로 양봉 농가의 피해가 심각하다”며 “개화 시기에 맞춰 이동하면서 양봉하는 것 역시 기상에 대한 위험 부담이 커 손해를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꿀 수확이 저조한 양봉 농가들이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양봉은 현재 정부나 지자체의 보상을 받을 방법이 없다.

김익수 한국양봉협회 도지회장은 “이상기후로 인한 양봉농가 피해 시 재해보상과 보조사업 확대 등과 같은 중장기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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