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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테이크아웃 잔에 주세요” 머그잔 외면 곳곳 실랑이

매장 내 일회용컵 규제 첫째 날 커피전문점 가보니

◇정부가 자원 절약과 재활용 촉진을 위해 1일부터 매장 내에서의 일회용컵 사용 규제에 나선 가운데 강릉의 대표적 커피거리인 안목의 한 커피전문점 매장에서 손님들이 대부분 일회용컵을 사용하고 있다.강릉=권태명기자

손님 20명 중 개인컵 전무

19명 일회용컵 요구 잇따라

애매한 규정에 홍보 부족

업주 인센티브 등 대책 필요

1일 낮 춘천의 한 커피전문점에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30여명의 손님이 일회용컵으로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본보 취재진이 15분간 주문과정을 지켜본 결과 20명의 주문 고객 중 개인 텀블러를 가져온 고객은 한 명도 없었다.

종업원이 매장 내에서 머그잔을 사용해야 한다고 안내했지만 1명을 제외한 19명이 일회용컵에 음료를 요구했다. 일부 고객은 머그컵을 권장하는 종업원에게 컵 선택은 고객의 자유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등 실랑이도 벌어졌다.

업주 김모(여·31)씨는 “서비스업 특성상 고객의 일회용컵 요구를 거절하기 힘들다”며 “경기 침체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일하던 아르바이트생까지 그만두게 한 상황에 머그잔 준비 등 추가 비용을 생각한다면 과태료 부과는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강릉의 안목 커피거리의 한 매장에는 10여개의 테이블 모두 고객들이 일회용컵을 사용하고 있었다. 심지어 매장 직원은 머그잔 사용 여부도 묻지 않고 일회용컵을 이용해 음료를 건네줬다.

매장 직원은 “일회용컵 사용 금지 취지는 공감하지만 손님이 '금방 나갈 거니 플라스틱 컵으로 달라'고 주문한 뒤 자리에 앉으면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정부가 자원 절약과 재활용 촉진을 위해 1일부터 본격적으로 매장 내에서의 일회용컵 사용 규제에 나섰지만 일회용컵에 워낙 익숙해져 있다 보니 매장마다 혼란을 빚었다. 또 홍보 부족과 애매한 단속 규정 탓에 커피전문점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일부 소형 커피매장의 경우 구비된 머그컵의 수량이 적은 데다 고객이 몰리는 시간에는 잔 세척으로 일손이 부족해 매출이 줄고, 머그잔 파손과 분실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우려하기도 했다.

앞으로 커피전문점이나 패스트푸드 매장 안에서 일회용컵을 사용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과태료는 면적과 이용 인원, 적발 횟수에 따라 5만~200만원이다.

하지만 실제 단속 활동에 나설 지자체도 애매한 규정으로 단속 기준에 혼선을 빚고 있는 만큼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만식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회용컵 남용 단속의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정책 추진 과정에서 혼란을 줄이기 위한 충분한 계도 기간이 필요하다”며 “소비자의 인식 개선과 업주들의 대책 마련을 위한 인센티브 등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1일 전국의 지자체 담당자들과 회의를 열고 소비자의 테이크아웃 의사를 표시했는지 등의 체계적인 단속 가이드라인을 논의했다.

임재혁·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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