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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오솔길]하늘을 날아다닐 물방개를 찾아서

초등학교를 시골에서 다녔다.

학교 뒤에는 바로 논이 있었고, 논에 물을 대기 위한 작은 연못이 있었다.

학교가 파한 뒤에는 곧잘 연못을 찾아가 놀곤 하였다.

연못은 맑아서 파란 하늘에 구름이 지나고 누가 잡아다 넣었는지 물고기들도 자라고 있었다.

작열하는 태양 볕 아래 연못 주변은 늘 고즈넉했다.

파란 벼이삭의 머리를 흔들고 온 바람이 수면을 흔들었다 놓아주고 가면 연못은 잠시 후 표정을 바꾸어 더 큰 호기심으로 나를 유혹했다.

하지만 단연코 내 호기심을 자극하는 최고 대상은 큰 물고기도 아주 드물게 수면을 가로질러 헤엄치던 꽃뱀도 아니었다.

그것은 가장자리에 흰줄이 있는, 까만 보석처럼 반짝이는 등껍질을 가진 쌀방개였다.

쌀방개는 나에게 낚시광들의 낚시와 같은 의미였다.

쌀방개를 잡기 위해서는 약간의 실과 개구리 뒷다리가 필요했다.

개구리 뒷다리를 떼어내 실에 묶어 깊은 연못의 수초 근처에 던져 넣고 기다린다.

물방개가 나타나 개구리 뒷다리를 뜯어먹기 시작하면 조금씩 실을 잡아당겨 얕은 곳으로 유인한다.

물방개의 식탐이 절정에 달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실을 들어 올리면 물방개는 낚시에 걸린 물고기처럼 물 밖으로 딸려 나온다.

그러나 추억 속 물방개 낚시의 절정은 고무신에 잡아 놓은 물방개가 고무신을 탈출해 날개를 펴고 파란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장면을 목격한 것이었다.

물고기처럼 물속을 헤엄치던 물방개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존재라니!

이런 경이로운 체험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했는지를 그 때는 알지 못했다.

나는 요즘 아이들의 생활을 보며 종종 나를 시골에서 자라게 한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이다.

오전 7시 전에 일어나야 하고 학교가 파하면 바로 학교에서 저녁을 먹고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밤 10시에 끝나 또 학원에 가야하는 요즘의 아이들을 보며 무엇이 우리의 삶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생각해 본다.

시간과 성적의 노예가 되어버린 우리의 아이들과 업무와 경쟁의 노예가 되어버린 현대인의 삶을 보며 삶의 목적이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는 밤이다.

경쟁을 바탕으로 한 경제논리가 최고의 가치로 추앙되는 현실에서 시대착오의 넋두리로 치부해 버릴지 모르지만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지 심각하게 다시 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유태안 2009 강원일보신춘문예 시당선자·강원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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