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입양은 가슴으로 낳은 행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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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입양한 2가정의 기쁨

배재학·박근혜씨 가정

결혼후 10년째 아이 갖지 못해

입양 결정때 가졌던 걱정은 기우

“강이·현이는 분명 내 아이

다른 사람에게서 태어났을 뿐”

양정애씨 가정

셋째딸 해민이 품에 안은지 6년

훗날 출생의 비밀 고통일까 싶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공개 입양에 가족 응원 큰 힘

입양은 '가슴으로 낳은 행복'이라는 수식어가 늘 붙는다. 그만큼 사랑의 또다른 표현이다. 그러나 '핏줄로 연결돼야만 내 자식'이라는 사회저변에 깔려있는 인식 탓에 선뜻 입양을 선택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오는 11일 제7회 입양의 날을 앞두고 공개입양을 선택한 2가정을 통해 입양을 통해 얻게 되는 행복과 기쁨을 소개한다.

■10년의 기다림, 강이·현이

결혼 후 10년째 아이를 갖지 못한 배재학씨와 박근혜씨 부부. 아이를 갖기위해 수차례에 걸쳐 인공수정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하면서 몸과 마음이 지칠 무렵, 친정부모의 권유로 입양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내가 배 아파 낳은 아이보다 가슴으로 낳은 아이에게 더 큰 책임감이 느껴졌기에 처음부터 입양을 쉽게 결심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입양을 결정했을 때 처음에 가졌던 불안감과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내 아이가 다른 사람에게서 태어났을 뿐, 강이는 분명 제 아이라고 확신했습니다.” 그렇게 강이를 품에 안은지 6년의 시간이 지났다. 2년전에는 예쁜 딸 현이(2)도 입양해 1남2녀를 키운다. 그리고 이들 부부는 강이에게 입양돼서 함께 살게됐다는 사실을 알려주었지만, 결코 행복한 가정에 금이가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사랑으로 낳은 딸 해민이

사랑하는 셋째딸을 품에 안은지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냥 조금 다른 셋째아이이고 남들과 조금 다른 입양이란 사실을 아이에게 공개한다는 것을 크게 고민하지는 않았다. 좋든 싫든 자기자신에 대해 자세히 알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양정애씨는 가슴으로 품은 셋째딸 해민이가 훗날 갑자기 출생의 비밀을 알게되는 것이 더 큰 고통이고 행여나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아이 때부터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끔 했다.

공개입양을 선택한데는 가족들의 응원도 힘이 됐다. 큰 아이는 동생들을 사랑하는 동생바보다. 둘째는 동생 한명 더 입양하자고 할 정도로 해민이를 좋아한다. 편견이란 틈이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이 가정에 형제가 많다는 것은 기쁨이요 축복이다.

■입양, 또 다른 가족의 시작

홀트아동복지회 강원사무소(소장:이재송)에 따르면 2006년 이후 도내 입양가정은 218가정으로 집계됐다. 이중 20여가정 정도가 아이에게 입양사실을 알린 공개입양을 선택했고, 실제로 아이들을 편견없이 키우고 있다. 이재송 소장은 “입양이란 부끄러운 게 아니라 가족이 되는 또 다른 과정”이라며 “실제 입양을 선택한 가정을 보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또다른 행복의 통로”라고 했다.

이처럼 자신이 입양된 것을 아는 아이들의 반응은 공통적이다. 어릴때 부터 입양사실을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것은 일종의 백신을 맞히는 것과 같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레 겪게되는 사춘기에는 또 다른 입양교육이 필요하다.

허남윤기자 paulhur@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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