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차례(茶禮)를 지내는 일이다. 차례는 '차(茶)를 올리는 예'라는 뜻으로 '다례'라고도 불리는 간단한 제사를 말한다. 지역이나 가문의 풍습에 따라 행하는 그 예법이 달라 '가가례(家家禮)'라는 말도 있지만 조상들의 음덕을 기리는 정성과 정갈한 마음가짐은 변함이 없다.
설날 차례상은 차례를 진행하는 사람인 제주(祭主)를 기준으로 서쪽(왼쪽)부터 음식을 진설(陳設·법식에 따라 음식을 상 위에 벌여 놓음)한다. 제주가 서 있는 위치에서 신위(神位)가 있는 북쪽 방향으로 첫째줄은 '조율이시(棗栗梨枾)'라 해서 서쪽부터 대추와 밤, 배, 곶감 순으로 음식을 놓는다. 또 '홍동백서(紅東白西)'에 따라 붉은색 과일은 동쪽(오른쪽)에, 흰색 과일은 서쪽(왼쪽)에 진설한다. 둘째 줄은 좌포우혜(左脯右醯)에 맞춰 서쪽 끝에 포를, 동쪽 끝에 식혜를 올린다.
셋째 줄은 육탕(고기), 소탕(두부), 어탕(생선) 등 삼탕을 놓는다. 넷째 줄은 '어동육서(魚東肉西)'라 하여 동쪽에는 생선을, 서쪽에는 고기를 놓고 '두동미서(頭東尾西)'에 따라 생선의 머리는 동쪽을, 꼬리는 서쪽을 향하게 한다.
마지막 줄에는 시접과 잔반(술잔·받침대)을 놓고 떡국을 올린다. 차례상에 금지되는 음식도 있다. 삼치, 갈치, 꽁치 등 끝에 '치' 자가 들어간 생선은 일반적으로 차례상에 올리지 않고 차례음식에는 고춧가루와 마늘 양념도 넣지 않는다.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