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

메밀꽃 필 무렵의 반전 … 주인공은 나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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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재해석한 동명의 연극 눈길

◇연극 '메밀꽃 필 무렵'의 나귀들이 힘겨루는 장면.

허생원과 동이의 당나귀들 극의 화자

주인에게 끊어진 '情' 잇도록 도와줘

가족애가 삶의 원천이라는 교훈 전해

20~21일 춘천 축제극장 몸짓서 공연

우리나라 단편문학의 전형적인 수작(秀作)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을 재해석한 연극 작품이 무대를 빛낸다.

춘천아트페스티벌이 선보이는 연극 '메밀꽃 필 무렵'은 원작과는 달리 허생원과 동이와 함께 길을 다니는 나귀의 시점에서 허생원과 동이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화자를 달리한 작품은 극적 재미를 더해 색다른 느낌을 전한다.

화자인 나귀들은 허생원과 동이를 각각 주인으로 모시는 장돌뱅이인 동시에 인간 주인들처럼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기는 마찬가지다. 아들을 한눈에 알아본 늙은 나귀는 젊은 나귀에 부성애를 느끼고, 인간 주인에게 끊어진 정을 이을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한다.

작품은 하찮은 삶이든, 한낱 미물이든 가족애가 삶을 살아가는 원천이 된다는 교훈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가족의 따뜻함을 일깨운다.

연극의 특징은 2명의 배우가 다양한 캐릭터를 번갈아 가며 연기해 극의 흐름을 박진감 넘치게 진행하면서 극의 재미를 더하는 것. 15회 서울연극제 남우주연상과 28회 백상예술대상 인기상 수상에 빛나는 배우 지춘성은 젊은 나귀와 허생원, 그리고 동이 어머니 역으로 농익은 연기를 선보인다. 연극 '우동 한 그릇'의 주연으로 호평을 받았고, 현재 극단 도모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배우 김석주가 늙은 나귀와 동이 역을 맡았다.

공연은 20~21일 이틀간 매일 오후 7시30분 춘천 축제극장 몸짓 무대에 오른다. 관람료는 춘천아트페스티벌의 재능기부 정신에 따라 무료다.

춘천아트페스티벌은 올해 '메밀꽃 필 무렵'을 시작으로 지역을 소재로 한 공연 콘텐츠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이효석 작가의 '개살구', '산협' 등 작품도 공연화해 '이효석 영서 3부작' 공연을 선보인다.

허남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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