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화가와 소설가 풍자로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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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효창 화백·하창수 소설가 콜라보레이션 `나는 인형이다' 출간

◇황효창 화백(사진 가운데), 하창수 소설가

화가와 소설가가 만났다. '인형화가'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황효창(강원민예총 회장) 화백과 해학, 풍자로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토해내는 하창수 소설가의 콜라보레이션 작업의 산물인 '나는 인형이다'는 마치 한 권의 전시회 도록을 보는 듯하다.

황 화백의 캔버스에 나타난 여러 모습의 인형 그림에, 하창수 소설가의 강렬한 문체가 힘을 실어준다.

책은 낯익은 인형을 통해 시대의 페이소스를 담아낸 시대의 화가 황효창, 시대를 반영한 해학과 풍자를 작품으로 승화시킨 소설가 하창수, 두 작가가 만나 우리 시대의 블랙코미디를 창조했다.

서로 다른 세계를 추구하는 두 작가의 만남은 속 깊은 이야기를 접하도록 이끈다. 존재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외로움과 인간 내면에 간직한 사랑이다.

또 하나는 모순으로 가득 찬 현실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억압된 체제에 던지는 저항의 메시지도 엿볼 수 있다.

40여 년간 미술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인형그림'에 천착한 황 화백이 책 속에 담은 100여 장의 그림은 한결같다. 강렬한 원색과 시원한 터치감이 가장 먼저 느껴진다. 또 군더더기 없는 형상이 주는 명쾌함은 생명력을 더한다.

하 작가는 '왜 인형인 것일까'하는 의문 탓에 그림 속으로 점점 빨려 들어가고, 결국 인형을 통해 찾게 되는 것은 우리 자신임을 발견하게 된다고 고백한다. 소통이 끊어지고 적요가 무겁게 쌓인 공간에 놓인 인형의 모습에서 마치 쌍둥이와 같은 모습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책 속에서 이외수 소설가와 최돈선 시인, 정복수 화가, 이재언 미술평론가가 추천글을 썼고, 윤용선 시인은 시 한 편을 읊었다. 호메로스 刊. 199쪽. 1만3,000원.

허남윤기자 paulhur@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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