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전문의 칼럼]갑상선 기능 항진과 기능 저하증

최훈성 강원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의 여러 기관에 작용하여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갑상선 호르몬을 비정상적으로 많이 만들어 내는 상태를 '갑상선 기능 항진'이라고 부르며, 반대로 정상에 비해 호르몬의 분비가 적은 상태를 '갑상선 기능 저하'라고 부른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

흔히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살이 빠지는 병'이라고 부르는데, 갑상선 호르몬이 높아지게 되면 우리 몸의 대사활동이 빨라지게 돼 식욕이 증가하더라도 체중이 늘지 않고 오히려 빠지기 때문이다. 두근거림이나 손 떨림 등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힘든 경우가 흔하고, 배변 회수가 증가하는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짜증이 늘고 불안해 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예민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갑상선 항진증은 기본적으로 항갑상선제를 이용한 약물치료이며, 대부분의 경우 1년 이상의 약물 복용이 필요하다. 전체 환자 중 약 절반 정도에서는 완치돼 더 이상의 약물치료가 필요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나머지 절반의 환자는 수년 안에 재발하게 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재발한 경우에도 약물치료로 안정적인 조절이 가능하지만, 완치가 되어 약을 중단할 수 있을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게 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에서 사용되는 항갑상선제는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 약을 복용한 지 2~3주 정도면 증상 호전이 느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치료 초기에 드물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과 관련된 증상(고열, 황달, 복수 등)이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며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즉시 약 복용을 중단하고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

갑상선 호르몬의 생성과 분비 능력이 떨어지는 질환으로, 가장 흔한 원인은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으로, 환자의 체내에 자신의 갑상선을 공격하는 자가항체가 만들어져서 생기는 만성적인 염증을 말한다. 초기 단계에서는 염증이 있다 하더라도 갑상선 호르몬 분비가 어느 정도 유지되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차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떨어지게 되면서 갑상선 호르몬 보충을 시작해야 하는 시기가 오게 되므로, 갑상선 호르몬 수치를 정기적으로 측정하는 것이 좋다.

갑상선 호르몬은 하루 1회 복용으로 충분하며 부작용이 적은 장점이 있지만, 공복 상태에서 복용해야 최적의 약물 흡수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갑상선 호르몬을 식후에 복용한다거나, 위장약, 철분약 등 다른 약과 함께 복용하게 되면 위장에서 호르몬 흡수가 충분하지 않게 되므로, 가급적 아침에 일어나자마다 단독으로 복용하기를 권장한다. 대부분의 경우 갑상선에 대한 자가항체가 사라지지 않으므로, 갑상선 호르몬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볼 수 있다.

■갑상선과 요오드

요오드는 미역이나 다시마 등 해조류에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는 성분으로, 갑상선 호르몬을 만드는 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성분이다. 유럽이나 중앙아시아 내륙처럼 해산물 섭취가 어려운 지역에서는 요오드가 부족하여 여러가지 갑상선 질환이 나타난다.

반대로, 우리나라처럼 평상시 김이나 미역, 다시마 등의 해조류 섭취가 많고, 바다에서 만들어내는 천일염을 사용하는 지역에서는 요오드 섭취량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일본과 더불어 세계적인 요오드 과잉 섭취 지역에 속한다. 과량의 요오드 섭취는 오히려 갑상선 호르몬의 생성과 분비를 저해할 수 있어서, 갑상선 기능 저하증으로 치료 중인 환자들에게는 가급적 요오드의 과다한 섭취를 피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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