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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폭군과 간신이 만들어낸 패망의 길 `흥청망청'-`킹스맨'에 이은 스파이 영화 고정관념 비틀기

■간신=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유명한 민규동 감독의 새작품 '간신'이 지난 21일 개봉했다.

'간신'은 판소리 내레이션으로 서막을 열며 구성진 가락과 또렷한 색채의 화면이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흘러가며 연산군의 폭정을 보여준다. 연산군이 팔도의 미인을 모아 흥청(興靑)이라 부르며 패망의 길을 걸으면서 흥청망청(興淸亡淸)이라는 말이 생겨났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깔고 있다.

영화에는 색이 넘쳐난다. 여인들이 왕에게 간택되려 방중술을 익히고, 속이 다 드러나는 저고리를 입고 궐을 누빈다.

출생의 콤플렉스를 이기지 못한 임금, 임금의 상처를 이용해 출세를 꾀하는 간신, 권력자에 기생하는 또 다른 간신, 비밀을 간직한 채 궁으로 향하는 백정의 딸 등의 인물이 등장해 욕망과 한을 한껏 분출한다.

주지훈이 간신 임숭재를, 김강우가 연산군을, 천호진이 임숭재의 아버지 임사홍을 연기했다. 임지연은 비밀의 여인 단희 역을, 이유영은 단희와 대결하는 기생 설중매 역을, 차지연은 장녹수 역을 맡았다. 131분. 청소년 관람 불가.

■스파이='스파이'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내근 요원이었던 여성이 현장 요원으로 투입되면서 겪는 상황을 액션과 코믹으로 배합한 '한바탕 우당탕 계열'의 영화다. 이 영화는 2009년 미국 감독 조합상 감독상(코미디시리즈)을 수상한 폴 페이그 감독의 작품이다.

스파이 영화라고 하면 멋진 슈트를 빼입은 남성이 주연을 맡으리라 생각하기 쉽지만, 이번 영화는 촌스럽고 뚱뚱한 여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바로 CIA에서 현장 요원들의 임무 수행을 돕는 내근 요원 수잔 쿠퍼(멜리사 맥카시).

그녀는 짝사랑하던 브래들리 파인(주드 로)이 불의의 습격을 당하자 복수와 핵무기 밀거래 저지를 위해 현장 요원으로 지원한다. 하지만, 쿠퍼는 그녀를 못 믿는 자칭 최고 요원 '릭 포드'(제이슨 스타뎀)의 돌출 행동 등으로 임무 수행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는다. 쿠퍼의 캐릭터는 전반부에 얌전하고 수동적이었던 내근 요원에서 후반부에는 현장 요원이 되면서 자아를 실현하고 자신감을 되찾는 반전을 선보인다. 제작진은 코믹 요소를 한국 관객들에게 더욱 명확하게 전달하고자 코미디 프로그램인 'SNL 코리아' 작가진과 공동 번역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122분. 15세 이상 관람가.

이하늘기자 2sky@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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