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소설·연극·영화로…아픈 역사 되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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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문화예술 키워드 <4>군함도

◇군함도 연극 '까마귀'.

춘천 출신 한수산 소설 통해

강제징용 충격적 실체 알려져

영화·연극 제작 잇따라 화제

올해 도내에서는 지옥섬이라고 불리는 '군함도'를 소재로 한 소설이 출간되고, 영화와 연극이 동시에 제작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군함도는 일본 나가사키 인근에 위치한 '하시마(瑞島)'를 지칭하는 것으로 모양이 일본 군함 '도사'를 닮았다고 해서 군함도라는 별칭으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지난해 TV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통해 1940년대 수많은 한국인이 강제 징용당해 하루 12시간 이상 해저탄광(미쓰비시광업 하시마탄광)의 채탄작업에 동원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적인 공분을 사기도 했다.

군함도는 춘천 출신 한수산(70) 작가의 소설 '까마귀'를 통해 그 충격적인 실체가 밝혀졌다. 1989년 첫 취재를 시작한 후 15년간의 집필 기간을 거쳐 2003년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발간된 이 소설은 하시마 강제징용과 나가사키 피폭으로 희생된 한국인들의 비극적인 삶을 담고 있다. 한 작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 5월, 전작 '까마귀'의 내용을 대폭 수정하고 원고를 추가해 장편소설 '군함도'를 새롭게 출간하면서 역사를 문학으로 복원하고 기억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또 내년 개봉 예정인 영화 '군함도' 제작도 춘천역 인근 옛 미군부대 부지에 세워진 세트장에서 진행됐다. 소설 '까마귀'와 '군함도'가 원작은 아니지만 영화를 찍고 있는 류승완 감독이 한수산 작가를 만나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고 한다.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등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소설과는 달리 군함도로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달에는 군함도를 모티브로 한 연극도 제작돼 성황리에 초연무대를 가졌다. 문화강대국(대표:최정오)이 제작한 '까마귀'는 한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으로 춘천 축제극장 몸짓에서 진행된 3일간의 공연 당시 매회 매진을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원작자인 한 작가도 연극을 직접 관람하고 완성도에 상당히 흡족해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강제 징용에 대한 사실은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채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군함도에 대한 일본의 태도는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여전히 변함이 없어 씁쓸함을 남기고 있다.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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