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신년특집 신춘문예-심사평]절망적인 세상속 시에 대한 신뢰 돋보여

시 부문-갈라파고스

높은 응모의 열기를 뚫고 본심까지 올라온 작품을 놓고 고심했다. 특히 김서림의 '갈라파고스'와 김형미의 '렘브란트의 탕자의 귀향 앞에서'가 눈을 사로잡았다. 김형미는 널리 알려진 소재를 무난하게 형상화했으나, 시어의 묘사가 너무 평범하다는 한계를 드러냈다. 김서림은 언어의 문제를 갈라파고스라는 섬과 상징적으로 결합시키며 언어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언어의 생식기가 퇴화”된 절망적인 세상에서도 김서림은 시적 기율을 통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아주 오래된 하늘에 운율이 돌면 첫 문장은 가슴지느러미부터 따뜻해졌다” 혹은 “단어들이 몸 안에 환한 섬을 산란하는 것이었다”라는 시 행에서 우리는 응모자의 시에 대한 신뢰를 흔감할 수 있었다.

이영춘·고진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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