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심금 울리는 순수했던 옛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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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출신 이홍섭 시인 시집 `검은 돌을 삼키다'

●달아실출판사 刊 ●119쪽 ●8,000원

강릉 출신 이홍섭 시인의 시집 '검은 돌을 삼키다'가 나왔다.

시집에는 1~4부로 구분해 총 66편의 작품이 실렸다.

작품 '먹돌'을 보면 버스가 잠시 멈춘 사이 아버지가 급히 사 온 옥수수를 끝내 먹지 않았던 옛 기억을 떠올리며 '왜 그랬을까' 하는 후회를 털어놓는다.

이처럼 여린 순수성을 가진 시인의 언어적 감각을 책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 작품 '침묵'에서 그는 만해 한용운은 님의 침묵을, 스티브 잡스는 침묵의 님을 파먹고 살았다고 했다.

시인은 “산에 가면 한 그루 나무가 되고 바다에 닿으면 한 굽이 파도가 되어야 하는데 그리되지 못했다”며 “그래서 이번 시집은 꽤나 오래 묵혀 두었다”고 했다.

단짝인 김도연 소설가는 발문 '검은 돌을 삼키고 흰 돌을 게워내다'에서 “동쪽 바닷가의 시인이 보내온 시들을 다시 들여다본다. 그의 집 방문을 하나씩 열어 행적을 쫓다보니 나는 그에게 질투를 느꼈던 것 같다”고 했다.

김현식 소설가는 “시인의 고향 말투로 '이뻐요' 하는 말이 이 시집과 어울린다”며 “'먹돌' 같은 눈물 나는 시는 다시 읽고 싶지 않아 접어두겠다”고 했다. 그만큼 그의 시는 감동으로 심금을 울린다.

강원일보 기자 출신으로 1990년 '현대시세계'를 통해 시인으로, 2000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문학평론가로 등단했다. 시와시학 젊은시인상, 유심작품상, 강원문화예술상 등을 수상했으며 시집 '강릉, 프라하, 함흥' '숨결' '터미널'과 산문집 '곱게 싼 인연' 등이 있다.

최영재기자 yj5000@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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