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

`낯섦 넘어 파격' 파란 몰고온 선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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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규미술관 전시회

◇춘천 권진규미술관(관장:권경숙)을 찾은 관람객들이 '波瀾(파란)의 예술가들'을 타이틀로 한 전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김복진 作 '한은진 흉상'

길진섭·김복진·나혜석 등 13명

근대미술 개척한 작품 14점 전시

권진규미술관(관장:권경숙)이 '波瀾(파란)의 예술가들'을 타이틀로 한 전시회를 선보이고 있다.

서양화가 주경이 남긴 우리나라의 최초의 추상화 제목이기도 한 '파란'은 순조롭지 않게 일어나는 여러 가지 곤란이나 사건을 의미한다.

이 단어를 굳이 전시회 제목으로 왜 가져왔는지는 작가들의 면면을 보면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이목을 끌기 위해 허투루 제목을 단 것이 아닌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번 전시에는 일제강점기 조선미술전람회를 거부한 일화로 유명한 서양화가 길진섭, 우리나라 최초의 조각가 김복진,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 등 작가 13명의 작품이 전시된다. 작가들은 일제강점기에 태어났거나 그 시절을 관통하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했다. 이들은 녹록지 않은 시대적 배경 속에서도 자신들의 분야에서 '새로운(新)' 또는 '최초'를 만들어내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인물들이다. 특히 근대미술의 선각자로서 전통과 신문물의 조화 속에서 정직하고 투박한 기법과 정제되지 않은 재료로 예술혼을 꽃피우면서 낭만을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천재 조각가 권진규와 양구 출신 국민화가 박수근 화백 등이 남긴 기라성 같은 작품들도 바로 이들 선배 예술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전시장에서는 박수근 화백의 '줄넘기하는 소녀들'을 비롯해 △풍경(길진섭) △한은진 흉상(김복진) △누드(김응진) △풍경(나혜석) △강변풍경, 정물(도상봉) △상락(류경채) △정물(신홍휴) △정원풍경(오지호) △여인의 초상(이인성) △해금강(이종우) △돌아오지 않는 강(이중섭) △미상(함대정) 등 14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그들의 예술을 직관하여 교감하고, 미술작품을 통해 역사를 배우는 즐거운 교육의 현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10월30일까지 계속된다.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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