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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신춘문예 당선소감]이인애 “활자 앞에서만 자유로워…부끄럽지 않도록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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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애(26) △전북 임실 生 △우석대 문예창작과 석사과정

감은 눈을 생각하고 있었다. 주변 근육들이 눈으로 웅크렸다. 나는 엉성하게 꿰맨 구멍처럼 눈을 감았다. 감은 눈을 의식한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얼굴에서 힘을 뺐다. 그때 시가, 살짝 벌어진 틈으로 들어왔다. 비밀처럼 조금만 벌어진 나의 간격, 눈이 감길 때까지 안으로 걸어왔다. 눈이 더 감기자 속눈썹이 허술하게 눈을 막았다. 나는 속눈썹을 바라보고 있었다. 버티다 부르르 떨리는 눈꺼풀로 시가 말을 걸었다. 첫 옹알이를, 이번에도 엄마를 통해 시작하게 됐다. 부모님이 잠든 후에야 옆구리에 파고들어 안겨봤다. 가족도 아니고 남도 아닌 것처럼 대해왔다. 나에게도 부끄러운 사람이라 그랬다. 활자는 나를 뻔뻔하게 만든다. 그 앞에서만 자유롭다. 부끄럽지 않을 때까지 더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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