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강원국제비엔날레 2018을 만나다]우리가 향할 곳 되묻는 눈 덮인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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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이갑철 작가

◇이갑철 작가 '적막강산' 시리즈.

신작 '적막강산'의 겨울 편

불가의 '텅 빈 충만' 표현

이갑철 작가의 흑백 사진은 예쁘기는커녕 음산하고 투박하다.

때론 강하고 때로는 불안정 한 작품도 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기운이 서려 있고 묘한 전율이 느껴진다.

대표적인 연작이 '충돌과 반동'으로 이 시리즈는 한국적인 감흥과 무의식을 끄집어내며 사진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눈에 보이지 않으나 엄연히 존재하는 인간의 잠재의식을 낚아채는 '결정의 순간'을 통해 독자적 세계를 인정받았다.

그런 그가 이번 비엔날레에서 신작 '적막강산'을 선보이고 있다. '적막강산'은 '고독 속에 잠긴 쓸쓸한 강산'으로 정의된다. 작가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작가의 마음속 한 계절을 포함한 한국의 오계절을 테마로 사진을 찍는다. 이번 적막강산 시리즈는 겨울 편에 속하는 것으로 눈 덮인 깊은 산은 가슴 시리도록 아련하다. 단지 풍경을 넘어 불가에서 말하는 '텅 빈 충만'이라는 표현에 부합된다. 길고도 짧은 인간 삶, 우리가 향할 곳은 어디인지 되묻고 있기 때문이다. 봄 여름 가을 산을 덮었던 수목들이 잎을 떨군 채 눈 덮인 산의 한 자리에 남았음에도 그 지향할 곳에 숨겨진 에너지는 여전히 충만하다.

우리네 삶에 켜켜이 앉은 궁극의 지점, 그 미지의 영역을 사실적인 언어로 내뱉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취재단=최영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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