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전문의 칼럼]봄철 호흡기 괴롭히는 미세먼지·꽃가루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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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성 강원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기온과 만개한 꽃들로 나들이하기 좋은 봄이 다가왔다. 하지만 호흡기 알레르기가 있는 어린이에게는 오히려 겨울철 찬바람보다 봄이 더 괴로운 계절일 수 있다. 따라서 봄철에 특히 호흡기계 문제를 잘 일으키는 원인 물질들을 살펴보고 대처 방법들을 알아보겠다.

대기 중 미세먼지는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공기 중에 오랫동안 떠다니는 오염 물질들로 직경 10μm 이하의 미세먼지와 2.5μm 이하의 초미세먼지 등으로 나뉜다. 미세먼지 성분에는 탄화수소, 규산, 산성 에어로졸뿐만 아니라 중금속, 유해 화학 물질도 다량 포함돼 있어 지금은 발암 물질로도 분류되고 있다. 기도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누구에게나 호흡기 증상을 유발할 수 있지만 특히 소아 연령에서는 천식의 악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세먼지가 호흡기 상피 세포에 염증 반응을 유발하면 그 자체로 가래가 생길 뿐만 아니라 기도 방어막이 손상돼 꽃가루 등의 다른 항원 물질들이 보다 쉽게 체내로 침투할 수 있다.

알레르기 꽃가루는 기온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주로 영상 10도 이상에서 날아다니고 우리나라는 연 2회 봄철(3~5월)과 가을철(9~10월)에 절정기를 맞이한다. 이 중 곤충을 통해 꽃가루를 전파하는 충매화보다 작고 가벼워 바람에 잘 날리고 생산량이 많은 풍매화가 알레르기 질환과 관계가 깊다.

주로 봄철에는 나무 꽃가루, 가을철에는 잡초 꽃가루가 문제가 된다. 대표적인 봄철 나무 꽃가루로는 자작나무, 오리나무, 참나무, 개암나무, 삼나무 등이 있다. 이외 느릅나무, 버드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뽕나무 등도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꽃가루는 입자가 커 대체로 하부 기도까지 도달이 어려워 주로 알레르기 비염과 결막염 증상을 가장 많이 유발한다. 하지만 비강 내 알레르기 염증 반응이 체내 전신 반응으로 퍼져 기관지 천식과 아토피 피부염의 악화로 이어지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다.

호흡기 증상이 시작됐고 잠들기 불편할 정도라면 병원을 찾아 질병 정도와 합병증 유무를 확인하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 공기 질이 좋지 않거나 꽃가루가 창궐했을 때 실외 활동 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집에 돌아오면 몸에 묻어온 외부 물질을 깨끗이 씻어내고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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