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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칼럼]죽을 것 같은 공포 느낀다…일상생활 위협하는 `공황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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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강원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공황장애는 갑작스러운 공황발작과 이후 그에 대한 예기불안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다른 불안장애에 비해 질병에 대한 인식과 걱정이 높고 행동반경이 제한되며 주변 사람에 대한 의존이 높아지므로 사회·경제적 기능장애를 초래하기 쉬운 게 특징이다. 공황발작은 생명에 위협을 느낄 만큼 공포스러운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 몸의 경보체계가 오작동해 실제 위협을 느끼는 것과 같은 생리적 반응을 일으키는 병적 증상이다.

'호흡이 가빠지거나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어지럽고 휘청휘청하거나 졸도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맥박이 빨라지거나 심장이 마구 뛴다' '손발이나 몸이 떨린다' '누가 목을 조르는 듯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메슥거리거나 토할 것 같다' '지금 이곳이 어디인지 혼란스럽고, 나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다는 느낌이 든다''가슴 부위에 통증이나 불편감을 느낀다'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낀다' 등이 해당하는 생리적 반응이다.

다섯 중 한 명 정도는 공황발작 시 실신에 이르기도 한다. 또 우울감 및 폐쇄된 장소나 사람이 많은 광활한 장소를 무서워하는 광장공포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공황장애의 주요 원인은 신경생물학적인 것으로 여겨지며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세로토닌(Serotonin), 가바(GABA) 등 신경전달물질 회로의 이상, 측두엽, 전전두엽 등 뇌 구조의 이상 등이 보고되고 있다. 공황장애를 가진 환자의 경우 가까운 친척들이 공황장애를 앓게 되는 경우가 일반 인구에 비해 10배 정도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한쪽이 공황장애를 앓을 때 다른 쪽 역시 공황장애에 걸릴 확률이 45%나 된다.

치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약물치료의 경우 항우울제의 일종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가 우선적으로 권장된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는 치료 효과가 좋고 안전한 약물이지만 공황발작을 치료하는 데 2~3주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치료 초기에는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벤조디아제핀이라고 불리는 항불안제를 병용하는 경우가 많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는 증상의 호전은 물론 재발 방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증상이 가라앉더라도 적어도 8~12개월 정도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 중요한 약물이다.

충분한 기간이 되기 전 약물을 임의로 중단할 경우 50% 이상의 환자들에서 공황발작이 다시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약물의 사용 기간이 길수록 재발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반면 항불안제의 경우 내성이 생길 수 있는 약물이기 때문에 정신과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조심스럽게 급성기에, 단기적으로만 사용해야 한다. 다른 효과적인 치료에는 인지행동치료가 있으며 약물치료와 병행할 경우 더욱 효과적이다. 인지행동치료는 생각과 감정, 행동 사이에 밀접한 연관성을 밝혀 왜곡된 생각을 교정하고 회피하려는 행동을 바로잡는 데에 초점을 두는 치료다. 일상생활에서는 높은 농도의 카페인이 공황장애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커피나 홍차, 에너지 드링크 등 카페인이 포함된 식품의 과도한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술은 마실 때는 불안이 줄어드는 듯하지만 중독의 위험성 및 금단 시에 오히려 불안과 우울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니 가급적 멀리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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