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전문의칼럼]성인의 30%가 경험하는 하지정맥류, 괜찮다고 방치하면 위험

한상협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외과 교수

흔히 하지정맥류는 장시간 서서 근무하는 여성 직장인에게만 생기는 질병이라는 오해가 있다. 하지만 장시간 앉아서 근무하는 남성 사무직 종사자에게도 나타날 수 있으며 성인의 30%가 경험하는 흔한 질병이기도 하다.

하지정맥류는 어떠한 이유로 정맥 내 판막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심장으로 가야 할 혈류가 아래로 역류, 정맥이 혹처럼 확장되고 부풀어 오른 것을 말한다. 원인은 유전, 노화, 운동부족, 비만, 흡연, 임신과 출산, 잘못된 운동습관 등 다양하다. 대표적인 증상은 피로감, 다리의 중압감, 야간의 경련성 통증, 칼로 찌르는 듯한 느낌, 하지의 불안감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많이 발견된다. 이는 임신, 생리 전, 폐경기의 호르몬 변화가 원인으로 여성 호르몬이 정맥을 확장시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남성의 경우는 등산이나 축구, 농구 등 다리에 혈액이 많이 몰리는 운동을 하는 경우 다리에 부담이 증가해 하지정맥류의 위험이 커지는 경우가 많으며, 과도한 근력 운동을 하며 혈관에 무리를 줘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심한 경우 혈관이 피부 밖으로 부풀어 올라 정맥염이나 피부 괴사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에 반드시 전문가에게 정확한 상담을 받을 필요가 있다.

치료는 어렵지 않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정맥순환제를 복용하거나 압박스타킹을 착용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혈관이 튀어나오기 전단계인 거미혈관이나 망상혈관 같은 경우엔 약물로 혈관을 쭈그러트리는 경화요법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술은 피부 깊숙이 숨어 있으며 정맥류를 일으키는 실제 원인으로 작용하는 '복재정맥'을 제거하지 않는 관계로 언젠가 재발할 여지가 있다는 게 문제다. 결국 이를 막으려면 복재정맥을 외과적으로 제거하는 수술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수술 방법은 레이저요법, 고주파요법, 혈관접착요법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레이저요법 중에는 광섬유를 통해 레이저를 조사함으로써 복재정맥을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정맥류가 초기라면 압박요법, 약물 주입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며, 이후에는 레이저요법, 고주파요법, 혈관접착요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원인과 증상이 다양한 질환인 만큼 초기에라도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고 정확한 진단과 상황에 맞는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남녀 누구나 괜찮다고 방치하면 위험할 수 있으니 만약 다리가 부었다면 잠들기 전에 혈액순환이 되도록 잠깐이라도 다리를 주물러 주거나 스트레칭을 하고 잠을 잘 때는 베개를 다리 밑에 두고 살짝 올려주면 증상을 완화하고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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