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신년특집 신춘문예 당선작-시 박성민]'문자와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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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하면 자전거를 타고 소양강 돌다리까지 달렸다

강변에 먼저 와 있던 문자는 조용히 앉아

막 피어난 안개로 손을 씻고 있었다

나는 물풀처럼 흔들리며

흐르는 물살이 입은 햇살이 부러웠다

강 건너 우두동의 저녁을 향해

문자는 어른처럼 익숙한 휘파람을 불었다 나는

그녀가 알아듣지 못하게 잠긴 목소리로

처음 '그대'라고 불러 보았다

저녁 강이 비치는 하늘은 깊은 분지를 향해 흘러갔다

나는 역 광장에서 서성이며 미군부대 헬기가 뜨기를 기다렸다

담 밖 꽃 진 나무들이 어떻게 바람소리를 내는지 궁금했지만

서울로 가는 길이어서인지, 기적소리 길게 레일을 벗어날 때

검은 안개 본 적 있니? 미군부대 녹슨 철조망에 기대어

헝클어진 머리 문자는 짓궂게 웃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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