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다시는 없을 눈부신 계절에 우리는 함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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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출신 웹툰 작가 상수탕 '철수이야기' 단행본

고은리서 살았던 경험 담아 유년시절 향수 자극하기 충분

여섯살 소년 해수와 강아지 철수의 우정 담담하게 그려내

“누구나 가슴에 품고 있는 그리운 이름들이 있지 않나요?”

춘천의 작은 시골 마을인 고은리를 배경으로 한 웹툰이 단행본으로 나왔다. 춘천에서 태어난 웹툰 작가 상수탕(필명)이 어린 시절 고은리에서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여섯 살 소년 해수와 래브라도레트리버 철수가 함께 지내는 이야기를 그려낸 책이다. '철수이야기1-너와 보낸 계절들' '철수이야기2-그리고 다시 봄' 두 권으로 이뤄졌다.

둘째를 임신한 엄마가 여섯 살이던 '해수'를 시골에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맡기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쓸쓸해할 그를 위해 부모님이 데려다 놓은 어린 강아지. 해수는 강아지에게 철수라는 이름을 붙여 주고 단짝이 돼 시골 산천을 함께 누빈다. 다시 없을 눈부신 계절들을 보낸 이들의 이야기가 흑백 그림 칸칸이 녹아 있다. 날마다 화려하고 자극적인 것들이 쏟아져 나오는 이 시대에 담담한 글과 흑백의 그림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해 보인다.

강아지 철수와 숲, 하천, 들판을 누비는 해수를 따라가다 보면 허당미 넘치는 청설모, 마이신 부작용으로 겁을 잃은 병아리, 딸기 서리하다 철수에게 딱 걸린 다람쥐들, 해수에게 쇠죽 뺏긴 누렁소까지 만나볼 수 있다.

봄날의 흐드러진 복숭아꽃과 하천의 여름 수영장, 가을 숲의 별미인 고소한 개암과 새콤한 산딸기, 낭만 유년의 겨울 필수템 눈집 아지트까지 생생한 그림과 일화들은 경험해 보지 못한 독자들에게도 무언가 예전에 경험했던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돌베개 刊. 1권 224쪽. 2권 228쪽. 각 1만2,000원.

이현정기자 together@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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