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고성에 심은 초록빛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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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호랑이 바람' 출간

고성 산불 진화 과정 담아

예상 못한 재난 닥쳤을 때

연대로 이겨내자는 메시지

지난해 4월 고성을 뒤덮었던 산불의 진화 과정을 담은 그림책 '호랑이 바람'이 출간됐다. 그림책 작가인 김지연씨가 점점 더 빈번해지는 재난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지 고민하면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다.

전신주에서 튄 작은 불씨 하나가 호랑이처럼 매서운 바람으로 인해 순식간에 땅속까지 시뻘겋게 태웠다. 그렇게 멈추지 않을 것만 같았던 큰불은 전국에서 달려온 소방차와 헬기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하나 된 마음으로 결국 진화됐다. 물론 산불이 지나간 자리는 참혹했다.

작가는 산불로 새까맣게 재투성이가 된 산에 그림으로 다시 풀을 심기 시작한다. 한 사람에서 시작된 풀 심기는 수많은 사람이 함께하게 되고, 재투성이 산은 어느덧 다시 초록으로 다시 피어난다.

산불뿐만 아니라 폭우, 폭설,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 전염병 등 수많은 재난이 일어나고 있고 그 강도는 점점 강력해지고 빈번해지고 있다. 재난 앞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작가는 어떤 재난이 닥쳐오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연대이고 연대만이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더 단단한 내일이 되게 한다고 말하고 있다.

책 속 그림들은 해초 가루를 넣은 물에 3~4가지의 물감을 넣어 바늘로 그린 마블링 기법과 판화 기법으로 그려져 더욱 눈길을 끈다.

김지연 작가는 “사월은 잔인하다고 했다. 그러나 잔인함을 겪고 난 이후의 사월은 희망이다. 죽은 줄 알았던 까만 나무에서 눈부신 초록 잎이 툭! 내일은 얼마나 많은 꽃이 필까? 바람이 할 일이 많다. 고성이여, 더 높고 푸르게!”라고 말했다. 다림 刊. 42쪽. 1만2,500원.

이현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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